[가볼까] 봄 타고 4년 만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

30일부터 4일간 열리는 '왕이문화축제'
한일 역사 문화 교류의 축제
'왕인의 귀환 퍼레이드' 인기
'K-컬처의 시작, 왕인의 빛'
  • 등록 2023-03-24 오전 5:30:55

    수정 2023-03-24 오전 7:20:26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일본 축제를 보면 가마를 메고 ‘왓쇼이’라고 힘찬 구령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옛날 한반도에서 온 문화사절단이 ‘왔소’라며 도착을 알리던 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일본 천왕의 부탁으로 방문한 왕인 박사를 환영하는 행사는 가는 곳마다 매우 성대하게 열렸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사천왕사 왓소’ 축제 무대.
한일 교류와 관련된 축제는 양국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오사카에서 열리는 ‘사천왕사 왓소’ 축제는 1990년부터 시작됐으며, 왕인 박사를 비롯해 일본에 문물을 전한 여러 ‘도래인’들의 행차를 맞이하는 장면을 재현한다. 고대인 복장을 한 약 4000명의 참가자들이 대규모 퍼레이드를 벌이는데 이를 구경하는 인파가 코로나19 이전에는 46만 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절단의 도착 모습을 재현하는 퍼레이드, 일본에 논어와 한자를 전한 백제의 왕인 박사를 주제로 한 미니연극 등이 주요 행사다. 올해는 오사카 나니와 궁터에서 11월 5일 개최될 예정이다.

왕인문화축제 퍼레이드 장면 (영암군청 제공)
국내에서는 ‘왕인문화축제’가 대표적이다. 일본 아스카 문화의 시조로 여겨지는 왕인 박사의 탄생지인 영암에서 개최되는 축제다. 올해 ‘K-컬처의 시작, 왕인의 빛’을 주제로 한 ‘2023 왕인문화축제’는 왕인박사유적지에서 오는 30일부터 4일간 열린다. 6개 부문 57종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무엇인지 우승희 영암군수에게 물었다. 우 군수는 4월 2일에 열리는 ‘K-레전드, 왕인의 귀환’ 퍼레이드를 꼽았다. 기존에는 왕인 박사가 일본으로 넘어가서 백제의 문화를 전파했던 콘셉트였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박사가 현대로 귀환하는 내용을 담는다. 퍼레이드는 왕인 박사가 도일할 때 배를 탔던 상대포를 시작으로 고향 구림마을을 지나 왕인박사유적지 내 영월관 광장으로 들어오는 내용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설의 귀환을 보여주는 행사인 만큼 기대도 크다.

우승희 군수는 “예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는 왕인 박사의 행차를 재현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영암에 귀환하는 형태로 바뀌게 돼 색다른 축제가 될 것”이라며 “축제가 열리는 동안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풍성하게 즐기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축제에서는 일본에 문자를 전한 왕인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왕인박사 학술강연회’, ‘천자문·경전 성독대회’ 등 학술 프로그램과 모든 참가자가 천자문·문자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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