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캐피탈사…자금난에 신용등급마저 하향되나

오케이ㆍ에이ㆍ롯데캐피탈 등급전망치 하향
영업환경 악화 및 부동산PF 부실 위험 커
  • 등록 2022-12-29 오전 6:00:00

    수정 2022-12-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2금융권이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캐피탈 업계는 채권시장 경색으로 인한 자금난과 더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까지 겹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캐피탈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시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두 곳의 전망을 떨어트렸다.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최근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평가를 받았다. 오케이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다. 오케이캐피탈은 아프파이낸싱그룹의 계열사로, 3분기말 기준 총자산은 4조90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캐피탈사(52개) 중 20위권 수준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9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52억원) 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에이캐피탈도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무보증 사채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에이캐피탈의 등급은 ‘BBB’다. 에이캐피탈의 총 자산은 9월말 기준 5878억원 수준이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이다.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앞서 롯데캐피탈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A-다. 롯데캐피탈의 총자산은 9월말 기준 10조원 수준으로 캐피탈사 중 상위권이다. 당기순이익은 3분기 1422억원을 냈다.

이들 3곳의 캐피탈사들은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뀜에 따라 향후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들이 캐피탈사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돌리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PF위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 때문이다. 그 중 자금조달 상황은 중소 캐피탈사들의 생존의 문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실제 최근 채권시장에서 AA등급 이상의 캐피탈사들만 가까스로 채권발행을 하고 있으며, A급 이하의 캐피탈사들은 채권 발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필요한 자금을 단기 기업어음(CP) 발행이나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부동산PF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캐피탈사들의 경우 분양경기 침체로 인해 기존에 취급해둔 부동산금융 자산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여신금융전문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6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3년 전과 비교해 2.9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 투자를 크게 늘렸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실제 전망 하향평가를 받은 오케이캐피탈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영업자산 구성을 보면 기업금융이 66%며 이중 20%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건별 평균 100억원의 대출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브릿지론(착공 전 준비 단계에 진행하는 초기 대출)은 총 1조4000억원(2022년 9월 말 기준) 규모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캐피탈사 자산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금융 및 투자금융과 관련한 외부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및 주식시장 하락이 지속되고 있으며, 해당 자산의 원할한 회수 여부와 유동성 확보 수준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외형성장과 신규 투자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추구해 왔던 과거와 달리, 보유 자산의 회수와 조달 자금의 리파이낸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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