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MMF 역대 최저…"법인도 연말 대규모 환매 우려"

개인 MMF 잔액 역대 최저…매력적 예적금에 이탈
법인 MMF 140조원대로 소폭↑…안전자산 선호高
"CP·ABCP 부실·연말 출금에 대규모 환매 가능성"
  • 등록 2022-11-23 오전 6:01:00

    수정 2022-11-23 오전 6:01: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매력적인 예·적금 금리에 개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이 대폭 쪼그라들고 있다. 법인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자금이 늘어나는 양상이지만,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 우려가 여전해 연말 대규모 환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개인 MMF 잔액은 15조4101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15조원대로 내리며 금융투자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같은 날 법인 MMF 잔액은 143조75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134조원대까지 감소했다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 5월 150조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감소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MMF 규모 상위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올 하반기 초(7월1일 기준)와 비교해 대체로 개인 잔액은 대폭 줄고, 법인 잔액은 비슷하거나 늘었다. 21조원대로 1위 규모인 하나유비에스자산운용은 이 기간 개인 잔액이 2조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로 줄었지만, 법인 잔액은 15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늘었다. 뒤를 잇는 NH아문디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도 개인 잔액은 줄어든 반면 법인 잔액은 늘어난 양상이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레고랜드 사태 이후 투자심리 위축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적금 금리가 워낙 높아져 매수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이다. 법인은 시장 변동성에 단기 안전 자산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MMF는 초단기 금융 상품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예치해도 이익이 나는 구조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대기성 부동자금의 성격의 MMF에 법인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대형 연기금이 MMF에서 자금을 빼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고, 법인들이 단기적으로 유동성 자산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MMF 출금 자제 요청 등 지원도 법인 잔액 유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까지 부정적인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MMF와 유사한 신탁과 랩(Wrap) 계정에서 CP나 ABCP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통상 있는 연말 기관들의 결제자금 수요 등 유동성 확보와 맞물려 오는 12월께 대규모 환매가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MMF를 넘어 신탁이나 랩 계정에서 단기 금융 상품들의 대규모 환매 가능성과 CP와 ABCP를 워낙 많이 편입해서 손실을 봤다는 얘기가 굉장히 많이 돌고 있어서 법인 자금이 안정적으로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단기 수시입출금식 금융상품인 MMT(Money Market Trust)나 증권회사의 종합자산관리 계좌인 MMW(Money Market Wrap) 상품들은 계속 이슈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실 우려가 장기자금 금융 상품으로 전이가 되면 MMF에서도 대규모 추가 이탈이 있을 수 있다”며 “문제를 겪고 있는 운용사의 경우 이름이 알려지는 순간 파장이 커 쉬쉬하며 얘기를 막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운용사는 MMF 편입 자산 투명성을 높이고, 수익률이 낮아지더라도 안전자산을 추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자산이나 예금 등 비중을 높이거나 출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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