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경쟁심화…까스텔바작 보유 형지, ‘B+’로 하향

[위클리크레딧]
패션그룹형지 신용등급 ‘BB’에서 ‘B+’로
“크로커다일레이디 등 브랜드력 예전 같지 않아”
골프웨어 시장 경쟁 심화로 까스텔바작도 적자
유니클로 의존도 높은 팬코도 ‘부정적’ 전망
  • 등록 2022-05-07 오전 8:40:00

    수정 2022-05-07 오전 8:4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투기등급인 BB급 회사채 중심으로 등급이 조정됐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은 패션그룹인 형지의 브랜드력이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적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트렸다. 더구나 골프웨어 브랜드인 까스텔바작마저 적자가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사진:까스텔바작 홈페이지
7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NICE신용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패션그룹형지의 장기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기존 ‘부정적’을 유지했다. 경쟁 심화와 경기 둔화로 브랜드력이 저하되고 매출액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형지는 1998년 설립된 여성의류 전문기업으로 2021년 말 기준 설립자인 최병오 대표이사가 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대표이사의 두 자녀가 잔여 지분을 보유해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이 전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김창수 나신평 연구원은 “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로 여성복 사업을 시작해 현재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의 여성복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또 종속기업을 통해 까스텔바작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오랜 업력과 다수의 대리점 영업 기반을 바탕으로 한 주력 브랜드들의 인지도는 양호한 수준이 인정된다”며 “다만 여성복과 골프웨어 시장의 경쟁 심화와 경기 둔화 상황에서 브랜드력은 이전 대비 다소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형지는 2018년 이후 주력 브랜드의 매출액 감소, 관계사 매출 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 및 브랜드철수 비용 발생, 네오패션형지의 비용 확대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이후 관계사 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 규모가 확대(2019년 244억원, 2020년 279억원, 2021년 473억원)되면서 2021년 523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 또한 2020년까지 영업이익률(EBIT/매출액)이 10%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영업 수익성을 시현했으나, 골프웨어간 경쟁 심화에 따른 광고 선전비 확대 등으로 2021년 4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형지는 송도 신사옥 건설, 전환상환우선주 상환(2021년) 등 대규모 자금 소요 지속으로 현금흐름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 안정성도 급격히 저하됐다. 형지는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2021년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이 발생했고,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2756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355억원) 규모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김창수 연구원은 “형지는 2020년 이전 수준의 재무 안정성 회복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단기적으로 단기성 차입금의 차환과 상환 여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팬코 홈페이지
한편 의류 관련 기업인 팬코(신용등급 BB+)도 영업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며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나 유니클로에 대한 영업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부정적으로 봤다. 팬코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계약을 바탕으로 니트류 중심의 의류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기업이다.

김 연구원은 “팬코와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의 긴밀한 거래관계를 감안할때, 의류 OEM 업종 내 양호한 경쟁 지위가 인정된다”며 “다만 유니클로에 대한 매출액은 팬코 전체 매출액의 약 60% 내외 수준으로 단일 거래처에 대한 영업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생산기지가 대부분 베트남에 집중된 점은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적했다.

팬코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생산법인 가동중단 등의 영향으로 2020년과 2021년 각각 79억원과 74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이전 대비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됐다. 2018년과 2019년 영업이익은 각각 324억원과 481억원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2021년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유니클로의 매출액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팬코의 영업실적은 일정수준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며 “그러나 해외법인 인건비 부담과 면화가격 상승 등 다양한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인해 팬코의 영업수익성은 2018~2019년 대비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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