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와 같은 폭 금리인상 시 가계대출 年이자 최대 28.8조원↑"

한경연, 美 금리인상 가능성과 영향 분석
美, 적정금리 상승 폭 1.37∼1.54%p 전망
"조정 않으면 외국인투자 감소, 인상하면 가계이자↑"
한경연 "재정효율화와 기업경쟁력 제고 필요"
  • 등록 2021-06-07 오전 6:00:00

    수정 2021-06-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우리나라가 대응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이 금리를 같이 인상하지 않으면 외국인투자자금 유입감소를, 금리를 인상하면 최대 연 250만원의 가계부채 이자부담 증가를 초래하는 딜레마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사진=한경연)
“美 금리상승 시 韓 외국인투자자금 순유출 최대 18억불”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7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금리인상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미국의 올 4월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로 지난 2008년 9월 5.0% 이후 13년 만에 최대치를 보인 데다, IMF가 지난 4월 수정 전망한 올해 성장률도 6.4%에 달함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6개월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적정금리는 2021년 1분기 금리수준인 0.07% 대비 1.37∼1.54%p 상승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전년동기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 통화량(M1) 등 경제변수로 미국의 단기국채 금리(6개월 만기 재무부 채권금리)를 설명하는 모형을 설정한 후, 미 연준의 올해 각 경제변수에 관한 전망치를 이용해 적정 단기채권 금리를 추정한 결과다.

한경연 관계자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면, 단기국채 금리가 적정수준을 보일 때까지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미국과 한국 간 금리차이(미국금리-한국금리), 원·달러 환율 예상변동률 등으로 GDP대비 외국인투자자금 순유입비율을 설명하게 하는 모형을 설정해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도 추정했다. 추정결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 6개월물 채권금리가 2021년 1분기 대비 1.37∼1.54%p 상승했을 경우, 한국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금의 순유출 규모는 16~18억불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韓, 美와 같이 금리상승 시 年가계대출 이자 최대 28.8조원↑”

우리나라 단기 국채금리가 미국 적정 금리인상 폭(1.37~1.54%p)만큼 상승하면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54~1.73%p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금리인상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25.6∼28.8조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비율(2020년 57.7%·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과 전체가구 수(2019년 20.1백만 가구·통계청 추정) 등을 이용하면, 금융부채 있는 가구당 이자부담은 220∼250만원 늘어나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가계대출 금리를 한국 단기 국공채금리로 설명하게 하는 모형을 추정하고, 한국의 단기 국공채금리가 미국의 적정 금리상승 폭 만큼 오를 경우의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을 계산한 결과다.

한경연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가 딜레마에 빠질 수 있으므로, 대응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경우 막대한 가계대출 문제가 우려되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자본유출이 걱정돼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과도한 민간부채를 고려했을 때 미국보다 선제적인 금리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정 효율화와 국가채무 건전성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기업경쟁력 제고, 고용 확대 등으로 민간의 금리인상 방어력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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