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고 비교 쉬워지고…손안의 대출 쇼핑시대 열렸다

맞춤 대출시대 활짝
마이뱅크,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
핀다, 금융사 3곳 제휴 내달 가동
금융사 경쟁 유도해 금리 낮아질 듯
  • 등록 2019-06-21 오전 5:45:00

    수정 2019-06-21 오전 7:31:33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금융 서비스 업체인 ‘마이뱅크’는 오는 24일부터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하 앱)에서 자체 검색 엔진을 활용한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용자가 대출받고 싶은 금액, 대출 기간 등과 함께 자신의 신용 정보를 마이뱅크에 넘기면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를 익명 처리해 금융회사가 이를 보고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고용 마이뱅크 대표는 “고객 입장에서는 금융사가 자신의 신용 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일일이 알림 연락이 오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금융사도 맞춤형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달부터 손바닥 안의 휴대전화 하나로 여러 금융사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며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상품을 고를 수 있는 맞춤형 금융 서비스가 속속 선보인다. 시장 금리도 바닥 수준으로 내려가 ‘대출 쇼핑’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개인 신용대출 ‘맞춤형 비교 서비스’ 속속 출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규제 특례를 적용받은 핀테크(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업체들은 이달 말부터 대출 비교 서비스를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후 금융위가 지정한 혁신 금융 서비스 32개 중 8개가 개인 신용 대출 중심의 비교 서비스였다. 4건 중 1건꼴이다.

지금까지는 대출자와 금융사를 연결하는 대출 모집인은 한 은행 상품만 팔아야 한다는 규제 탓에 비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지만, 금융 당국이 예외를 인정해주면서 손쉽게 대출 ‘최저가 검색’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직접 은행 창구를 돌아다니며 심사를 받는 번거로움 없이 자신의 실제 대출 한도와 금리 등을 금융사별로 한곳에서 손쉽게 비교해 본인에게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을 쇼핑하다’라는 표어를 내건 금융 상품 비교 업체인 ‘핀다’는 다음달 초 자체 앱에서 대출 비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휴대전화로 본인 인증을 한 후 재직 증명서와 건강보험공단의 소득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핀다와 제휴한 각 금융회사의 실제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검색해 원하는 금융사와 대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핀다 관계자는 “제휴 금융사는 우선 3개로 시작해 향후 은행·저축은행·카드사 등 대부업을 제외한 모든 금융사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핀테크 기업인 ‘핀셋’은 다음달 초 출시하는 대출 비교 서비스에 빚 관리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다른 업체처럼 여러 금융회사의 실제 대출 금리, 한도 등을 간편하게 비교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출자의 부채, 원리금 납부 일정 등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핀셋 관계자는 “서민금융연구원이나 외부 상담 기관과 협력해 개인 신용 부채 상담 등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운용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다음달부터 대출 비교 서비스를 개시한다. 팀윙크(7월), NHN페이코(9월), 핀크(10월), 핀마트(10월) 등도 줄이어 신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다.

시장 금리도 ‘뚝뚝’…대출받기 좋아져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이 같은 변화가 나쁘지 않다. 금리 비교 서비스가 금융사 간 경쟁을 유도해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 당국이 신생 핀테크 업체에 규제 특례를 대거 허용한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

시장 금리도 이미 바닥 수준으로 내려가 대출자에게 어느 때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시장 금리의 주요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42%로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1.82%에서 지난달 말 1.59%를 찍고 계속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 경기 부진으로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1.75%)를 연내 추가 인하하리라는 전망이 많다.

다음달 15일 도입하는 새로운 코픽스(COFIX·자금 조달 비용 지수)도 금리 인하를 부채질할 예정이다.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반영한 지표로 변동 금리형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의 기준이 된다. 새로운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누적적으로 반영한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에 요구불 예금 등 원가가 낮은 자금을 포함한 것이다. 이는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를 활용한 은행 대출 상품의 금리를 0.27%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금융 당국은 예상한다.

그러나 이 같은 대출 금리 인하, 이용 편의성 제고 등에도 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 여파로 수요 증가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편한 대출 비교 서비스가 등장하고 금리가 계속 내려도 기존 대출 규제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규제 완화에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위 관계자도 “한국은행이 정책 금리를 내리면 대출 수요가 증가해 가계 부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반적인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지금은 대출 규제를 완화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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