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문제, 20대 삶과 뗄 수 없죠"..인구토론대회 우승팀

'제6회 대학생인구토론대회' 우승팀 '상부상조'
양성평등이 혼인율에 미치는 영향 두고 토론
논리 뿐만 아니라 경청하고 설득하는 실력 인정받아
"토론의 본질은 서로 설득하고 가까워지는 과정"
  • 등록 2018-07-09 오전 5:00:00

    수정 2018-07-09 오전 5:00:00

제6회 전국 대학생 인구토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상부상조팀’(왼쪽부터 권정주, 이덕, 장윤정)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인구보건복지협회)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인구 문제가 20대 청년의 삶과도 연관이 있더라고요. 남학생들은 결혼비용, 결혼 후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여학생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 육아문제 등에 고민이 많아요. 이 모든 게 결국은 인구문제와 연결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올해 6회를 맞는 ‘전국대학생 인구토론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세 명의 대학생들의 우승소감이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대회는 32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본선전을 치렀고 ‘상부상조’팀의 이덕, 장윤정, 권정주 학생이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결승에서 ‘골든타임’ 팀을 제치고 대상을 안았다.

상부상조팀과 골든타임팀은 결승에서 ‘양성평등 의식이 확산되면 혼인율이 증가한다’는 주제를 두고 토론을 펼쳤다. 결승전이 열리는 현장에서 바로 ‘찬성’과 ‘반대’ 입장을 추첨하고 토론을 펼치는 방식이다.

상부상조팀은 해당 주제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혼인율 감소의 주된 원인은 청년의 경제적 부담 때문이며, 양성평등 의식 확산이 혼인율과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사회의 가부장적인 문화가 혼인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상부상조팀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했다.

장윤정 학생은 “토론을 위해 찬성과 반대, 두 가지 입장을 모두 준비하긴 했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토론을 펼치는 것이 불리할 수도 있다고 봤다”고 했다.

그럼에도 상부상조팀은 국내 양성평등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해도 혼인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과 양성평등 의식이 세계 최고 수준인 북유럽 국가에서도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토론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상부상조팀은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논리를 전개한 것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덕 학생은 “토론에서 중요한 것이 경청하는 태도와 명료하게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찬성과 반대, 어느 쪽에 서더라도 주장을 명확하게만 전달하면 된다고 봤다”고 우승 비결을 꼽았다. 장윤정 학생 역시 “말을 잘 한다고 해서 토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토론은 누군가의 입장이나 생각을 대변하고 전달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상부상조팀은 한국외대 토론동아리인 ‘노곳떼’에서 만났다. 권정주 학생은 올해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이 대학생활의 다양한 활동 중 ‘토론’을 택한 것.

권정주 학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듣기만 해야 하는 주입식 교육에 대한 반발이 있었는데, 대학생이 되면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토론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토론문화에 대해서도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이덕 학생은 “TV토론 등을 통해 접하는 기성세대의 토론은 대결 혹은 싸움”이라며 “토론의 본질은 서로 설득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상부상조팀은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대학생들을 비롯한 저출산,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문제에 대해 좀 더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권씨는 “이번 토론은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사회 곳곳에 상존하는 문제를 보고 최선의 방안을 생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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