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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올 1분기 실적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D램 가격 상승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미국, 중국 등 ‘G2’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1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인 ‘DDR4 4Gb(기가비트)’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 1월 31일 기준)은 3.81달러로, 전월말(3.59달러)대비 6.13% 상승했다. DDR4 8Gb 제품의 가격도 7.94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5.8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85% 오른 D램價, 다시 6%대 상승
D램 가격(DDR4 4Gb 제품 기준)은 지난해 1년간 무려 85%나 급등했다. 2~3개월에 한 번 꼴로 보합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는 물량을 확보하려는 수요업체들의 요구로 분기 단위의 계약 체결이 늘었기 때문이다. 분기 단위로 쪼개보면 D램 가격은 2016년 3분기 이후 단 한번도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빅2 메모리반도체 기업들도 실적 발표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D램 시장을 낙관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D램은 시장은 연간 기준으로 20%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글로벌 IT기업의 투자가 서버용 D램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D램 수요는 올해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상승에도 G2 압박 수위 걱정
하지만 치솟는 D램 가격에 미국·중국 등 주요국이 보호무역의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염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인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D램 업체간 담합이 의심된다며 삼성전자 관계자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달 낸드플래시(낸드) 제품의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제품인 ‘128Gb(기가비트) MLC’ 제품의 평균 계약가격(1월 31일 기준)은 5.6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낸드 가격은 지난 9월 5.6달러를 기록해 전월(5.78달러)대비 3.1% 하락한 뒤 넉달째 가격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낸드도 지난 1년간 약 33% 오른 가격이다. 낸드 역시 올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수요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오히려 D램보다 낸드가 더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컨콜에서 “올해 낸드 수요가 4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