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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하반기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채용규모를 현재 확정하는 상황인데, 상반기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금이라도 늘려보자” 정부 요청에 화답하는 기업들
삼성은 지난해 상·하반기 공채로 약 1만4000여명을 뽑았다. 당시 업황이 다소 좋지 못해 전년보다 채용을 줄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시장의 엄청난 호황과 스마트폰, 가전 등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호조가 나타나며 하반기에만 1만4000여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채용 규모가 지난해 전체 규모와 맞먹는 수준인데, 평택 반도체 공장 등 새로운 사업장이 추가된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줄어들었던 인력 규모를 다시 확대하는 차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034730)는 연간 채용규모를 8200여명으로 잡았는데, 전년보다 100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SK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규모를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채용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이 근본부터 변화하자는 ‘딥체인지’를 화두로 꺼냈고, 이를 통해 에너지, 화학, ICT(정보통신기술)로 구성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KT(030200)는 하반기 4000여명을 채용한다. 상반기에 이미 6000명 넘게 채용해 올해 총 1만1000여명을 채용하는데, 전년도 1만여명 대비 10%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역시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005380)는 그룹 단위로 연간 1만명 안팎을 채용하는데, 하반기 채용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 시장 부진과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을 이겨내야 하는 필요성이 채용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005490)와 GS(078930)도 채용규모는 변하지 않지만, 사업 경쟁력 제고와 해외 사업 강화가 채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감이 줄어들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는 채용 확대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모색 등에 필요한 필수 인력 채용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하반기 총 채용규모는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그룹이 6만여명, 30대 그룹이 15만여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와 요청에 대해 최선을 다해 화답한다는 게 재계의 방향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채용규모는 연간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거의 결정을 했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하반기 채용에 있어 늘릴 여지를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