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中 요커 구매성향 제대로 분석해야

  • 등록 2016-05-02 오전 3:01:01

    수정 2016-05-02 오전 3:01:01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은 급성장세다. 지난해 요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난 일본은 ‘바쿠카이’(싹쓸이 쇼핑·爆買い)란 말이 검색 1,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는 어느 정도가 될까. 우리나라에 중국인여행이 허용된 2004년을 기준으로 중국인들이 해외관광하면서 소비한 금액은 매년 두 자리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해외로 나간 중국인이 1억2000만명, 이들이 쓴 돈은 2150억 달러(약 250조원), 1인당 208만원 소비로 2014년의 1400억 달러보다 53%나 급증했다.

중국인 소득이 이렇게 급성장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득증가를 첫째 요인으로 꼽는다. 아시아지역의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1인당 평균소득이 8000달러 이후부터 해외여행이 폭증했다. 중국의 현재 1인당 소득은 7000 달러다. 추가로 음성소득이 20~30% 있다고 보면 9000달러 내지 만 달러 소득이니 관광수요가 급증하는 게 당연하다.

둘째, 위안화절상도 중요 요인이다. 위안화는 최근 다소 절하되긴 했지만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한 후 약 30% 절상됐으니까 해외에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세진 셈이다. 과거 80년대 중반 엔 강세 때 많은 일본인들이 해외관광에 열을 올린 것과 같다.

셋째, 쇼핑 이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고관세율정책 때문에 중국 안에서보다 나가서 살 때 제품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또 이밖에 각국의 경쟁적인 비자발급요건 완화 등 규제완화, 편리하고 싸진 항공편 등도 중국인들을 해외로 유인하는 요인이다.

그럼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나가는 지역은 어딘가. 2013년만 해도 홍콩, 마카오가 1, 2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도박으로 유명한 마카오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고급소비억제 때문인지 6위, 홍콩도 시위 때문인지 2위로 밀렸다. 대신 태국이 중국인들의 동남아 여행열풍과 불교유적지, 바트화 절하 이점으로 1위로 올라섰고, 일본이 3위, 우리나라가 4위, 대만 5위의 순이다. 미국은 2013년 6위였다가 달러 강세로 밀렸고 유럽은 비행기 값이 아시아존의 거의 10배로 비싸지만 문화예술 유서가 깊은 프랑스, 이탈리아가 8,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국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일본이지만 1년 여 동안 20% 가까운 엔 절하에 소비세 면세, 지방정부 중소도시들의 적극적인 세금환급과 최근 젊은 요커들의 트렌드 변화를 겨냥한 맞춤형 정책을 펼쳐 2014~2015년 요커들이 연 9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지난해 요커들의 인구분포를 보면 80년대생이 44.9%로 가장 많고 다음이 70년대생 25.7%, 90년대생이 11.4%다. 이에 따라 빠링허우(八零后·1980년대 이후 출생한 중국의 젊은 세대)와 쥬링허우(九零后·1990년대 이후 출생한 중국의 젊은층)를 합치면 56.3%로 절반 이상이다.

게다가 빠링허우, 쥬링허우는 스마트폰을 통한 집단 커뮤니케이션으로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계층인 만큼 이들의 해외관광 패턴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들은 최근 해외직구가 늘면서 이들은 직구를 통해 살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둘째, 이들 젊은층은 이전에는 노년층 가족과 함께 여행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빠링허우를 중심으로 어린 자녀와 함께 하는 여행이 크게 늘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기기가 힘들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철강, 조선, 화학 등 구(舊)경제산업은 당분간 구조조정 여파로 성장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바로 옆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해외관광, 또 이와 연관된 의료헬스산업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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