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윤동주 만나고 이문열에 묻는다

7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책잔치 '2015 서울국제도서전'
'출판!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 주제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초판본
한글학자 주시경 연구서적도 전시
주빈국 이탈리아 등 세계 18개국 책 한자리에
김정운·...
  • 등록 2015-10-05 오전 6:16:00

    수정 2015-10-05 오전 6:16:00

지난해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책을 보고 있다. ‘2015 서울국제도서전’은 책 전시에서 나아가 100여개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오는 7일부터 닷새간 화려한 책잔치를 펼친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인 ‘2015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지난 6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독서의 계절인 10월로 연기됐다. 행사 기간 중 한글날(9일)과 책의 날(11일)이 끼여 있어 의미가 더욱 깊다.

특히 올해 도서전에는 주빈국 이탈리아를 포함해 세계 16개국 48개 출판사, 국내 147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가을을 맞아 도서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서울국제도서전은 규모와 프로그램 면에서 압도적이다. 단순히 책을 팔고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판사·작가·독자가 어우러지는 100여개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종합적으로 펼쳐진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주관하는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에 열리는 만큼 광복의 의미를 책과 출판을 통해 배가할 수 있는 특별행사를 많이 준비했다”며 “책이 모이는 공간, 책을 읽는 모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 등을 마련해 책과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

올해 도서전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전 ‘다시 찾은 우리말, 우리책, 세계가 읽는 우리책’이다.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해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등 광복 직후에 발행한 한글도서 희귀본 150여권을 공개한다.

특히 ‘광복, 그리고 첫 책들’을 주제로 한 섹션을 주목할 만하다. 전시물로 1948년 정음사에서 발행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을 비롯해 한용운, 이육사, 정지용, 청록파(박목월·조지훈·박두진)의 시집과 ‘백범일지’ ‘조선동포에게 고함’ ‘에솦우화’ 등 광복 직후 발행한 첫 한글도서 희귀본을 선정했다. 또 ‘우리말을 지켜낸 책들’ 섹션을 통해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과 최현배 선생의 한글연구서적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어학 자료를 선보인다.

아울러 시대별 섹션에는 1950년대 큰 화제를 모았던 정비석의 ‘자유부인’, 중학생 종합잡지 ‘학원’ 창간호, 1960년대 최인훈의 ‘광장,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1970년대 장준하의 ‘돌베개’, 1980년대 김홍신의 ‘인간시장’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초판본 100여종을 만날 수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도서전은 광복 후 희귀본을 대거 공개한다.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일제강점기에 우리말로 발행한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한용운 시집 ‘님의 침묵’, 1950년대 큰 화제를 모았던 ‘자유부인’, 최형배의 ‘한글의 투쟁’(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이문열·성석제·김정운·황선미 등 스타작가 만남

올해 도서전의 특징은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2015년 인문, 예술을 만나다’라는 테마로 열리는 ‘책 만남관’ 행사에는 유명 저자가 대거 참여한다. 문학·인문학·예술·북멘토를 주제로 각각 ‘2015문학살롱’ ‘인문학 상상만개를 펴다’ ‘예술가의 서재’ ‘북멘토에게 묻다’ 등의 자리를 준비했다.

2015 서울국제도서전 ‘저자와의 만남’에 참가하는 작가 황선미.
특히 ‘올해의 주목할 저자’로 선정된 100만부 판매신화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와의 만남이 기대감을 높인다. 아동작가를 ‘올해의 주목할 저자’로 선정한 것은 한국출판의 미래인 어린이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 이외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이문열, ‘투명인간’의 성석제, ‘생의 이면’의 이승우 작가와의 만남은 물론 ‘에디톨로지’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을 비롯해 역사학자 신병주 교수, 문학평론가 정여울 등의 특강도 마련했다.

2007년 비아레조 문학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시인 실비아 브레가 고은 시인과 대담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영국 최대 아동도서 출판사로 꼽히는 어스본의 창업자 피터 어스본 회장의 특강도 있다.

◇주빈국 이탈리아 등 18개국 책 구경

서울국제도서전은 2008년 이후 매해 한 국가를 집중 조명하는 주빈국 제도를 운영해왔다. 올해의 주역인 이탈리아는 이번 도서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유명 건축디자이너인 피에로 키에파가 하나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꾸민 부스를 통해 이탈리아의 건축과 영화·출판 등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를 전시한다. 유명 그림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파비안 네그린의 삽화원화 전시도 준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알베르토 몬디가 우리말과 이탈리아어로 직접 책을 낭독하는 행사.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한국에 이탈리아 문화를 전파하는 데 특히 문학의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에 이탈리아 문화를 알리는 한편 작가와 독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통역자도 많이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제르바이잔의 ‘미니어처 도시전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 전통문화 체험행사’ 등 세계 18개 나라가 내놓은 다양한 책과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한편 서울국제도서전은 1947년에 열린 교육전람회를 효시로 68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95년 국제출판협회(IPA)가 공인한 국제도서전으로 격상된 뒤로는 올해가 21회째다. 사전 등록 인원만도 2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록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 ‘2015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지난 1일 서울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 ‘2015 서울국제도서전’ 기자간담회에서 주빈국인 이탈리아관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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