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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잔치인 ‘2015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지난 6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독서의 계절인 10월로 연기됐다. 행사 기간 중 한글날(9일)과 책의 날(11일)이 끼여 있어 의미가 더욱 깊다.
특히 올해 도서전에는 주빈국 이탈리아를 포함해 세계 16개국 48개 출판사, 국내 147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가을을 맞아 도서축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서울국제도서전은 규모와 프로그램 면에서 압도적이다. 단순히 책을 팔고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판사·작가·독자가 어우러지는 100여개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종합적으로 펼쳐진다.
서울국제도서전을 주관하는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에 열리는 만큼 광복의 의미를 책과 출판을 통해 배가할 수 있는 특별행사를 많이 준비했다”며 “책이 모이는 공간, 책을 읽는 모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 등을 마련해 책과 함께하는 사회분위기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100년을 쓰다’
올해 도서전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광복 70주년 특별기획전 ‘다시 찾은 우리말, 우리책, 세계가 읽는 우리책’이다. 윤동주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비롯해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등 광복 직후에 발행한 한글도서 희귀본 150여권을 공개한다.
특히 ‘광복, 그리고 첫 책들’을 주제로 한 섹션을 주목할 만하다. 전시물로 1948년 정음사에서 발행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을 비롯해 한용운, 이육사, 정지용, 청록파(박목월·조지훈·박두진)의 시집과 ‘백범일지’ ‘조선동포에게 고함’ ‘에솦우화’ 등 광복 직후 발행한 첫 한글도서 희귀본을 선정했다. 또 ‘우리말을 지켜낸 책들’ 섹션을 통해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과 최현배 선생의 한글연구서적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어학 자료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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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성석제·김정운·황선미 등 스타작가 만남
올해 도서전의 특징은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2015년 인문, 예술을 만나다’라는 테마로 열리는 ‘책 만남관’ 행사에는 유명 저자가 대거 참여한다. 문학·인문학·예술·북멘토를 주제로 각각 ‘2015문학살롱’ ‘인문학 상상만개를 펴다’ ‘예술가의 서재’ ‘북멘토에게 묻다’ 등의 자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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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국 이탈리아 등 18개국 책 구경
서울국제도서전은 2008년 이후 매해 한 국가를 집중 조명하는 주빈국 제도를 운영해왔다. 올해의 주역인 이탈리아는 이번 도서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유명 건축디자이너인 피에로 키에파가 하나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꾸민 부스를 통해 이탈리아의 건축과 영화·출판 등 다양한 문화예술콘텐츠를 전시한다. 유명 그림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파비안 네그린의 삽화원화 전시도 준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인기 TV 예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에 출연 중인 알베르토 몬디가 우리말과 이탈리아어로 직접 책을 낭독하는 행사.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한국에 이탈리아 문화를 전파하는 데 특히 문학의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에 이탈리아 문화를 알리는 한편 작가와 독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통역자도 많이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아제르바이잔의 ‘미니어처 도시전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 전통문화 체험행사’ 등 세계 18개 나라가 내놓은 다양한 책과 문화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한편 서울국제도서전은 1947년에 열린 교육전람회를 효시로 68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1995년 국제출판협회(IPA)가 공인한 국제도서전으로 격상된 뒤로는 올해가 21회째다. 사전 등록 인원만도 2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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