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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분양 중인 ‘동익 드 미라벨’ 상가는 1층에 상가 중앙부를 관통하는 중앙통로를 만들었다. 상가 뒤쪽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이 길을 이용해 지하철 5호선 마곡역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본심은 따로 있다. 상가 안에 중앙통로를 만들어 늘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건물 내부 상권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상가 지하층과 지상 3층 점포, 그리고 상가 내부 점포는 지상 1층 점포에 비해 일반적으로 선호도가 낮다. 고객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가시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선호 위치의 점포를 특화 설계로 돌파하는 상가들이 늘고 있다. 덩달아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 바탕으로 임대 수익 ‘껑충’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2013년 입주한 ‘송파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의 상가는 지하 1층이 지상 1층보다 수익률이 더 높다. 5억2630만원에 분양됐던 지하1층 A점포(전용 100㎡)의 경우 보증금 6000만원에 월 임대료 400만원으로 연간 임대 수익률이 10.3%에 달한다. 아직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프리미엄(웃돈)이 5000만~1억원 붙은 상태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건물 내 최고 우량 물건으로, 매입 희망자가 적지 않으나 상가 주인이 아예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하 1층 점포의 수익률이 좋은 비결은 뭘까. 지하층에 썬큰(지하층까지 개방해 놓은 지상 관통형 공간) 설계를 적용해 지하층의 단점인 통풍과 채광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또 지하 상가들이 썬큰가든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어 가시성도 좋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상가 투자자 대부분은 1층이 무조건 낫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 투자 금액과 임대료를 따져 보면 지하층 점포가 오히려 더 괜찮은 경우도 많다”며 “상가 동선과 개방감, 가시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면 합리적인 가격에 수익성 높은 점포를 고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화 설계로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에 있는 ‘데시앙루브’ 오피스텔 단지내 상가도 지하 공간을 살리기 위해 중정형(오피스텔 각 실을 ‘ㅁ’자 형태로 배치하고 중앙에는 로비나 휴게공간을 만드는 것) 설계를 적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중정형 설계로 자연 채광과 통풍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하 공간 개방감도 끌어올렸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현재 분양 상가 중에서는 3층 이상의 고층부를 특화시킨 곳도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들어서는 평촌 W-에이스타워 상가는 건물 상층부에 테라스가 설치된다. 보통 테라스는 1층과 2층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3층 이상에 테라스를 설치해 상층부 상권의 약점을 보완했다.
박대원 상가관리연구소 소장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상가 공급이 늘면서 특화 설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상권뿐 아니라 상품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특화 설계를 적용한 상가들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