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저금리의 덫']공급폭탄·고분양가로 수익률 ↓

오피스텔 분양 늘고 상가·소형아파트 거래량 급증
분양가 상승으로 수익률 하락..오피스 공실↑ 임대료↓
  • 등록 2015-06-24 오전 5:00:00

    수정 2015-06-24 오전 8:16:01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여유 자금 1억원을 갖고 있던 강정길(61·자영업)씨는 얼마 전 9000만원을 대출받아 2억1000만원 짜리 아파트를 샀다. 전용면적 41㎡짜리 이 소형 아파트의 임대 조건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 60만원. 대출이자(금리 3.1%)를 빼고도 강씨는 매달 37만원을 남길 수 있다. 1년짜리 정기예금(2.1%)에 1억원을 넣어뒀을 때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두 배가 넘는다.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800조원(한국은행 1월 말 통계)이 넘는 시중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 투자자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가 하면 상가와 분양형 호텔, 소형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바야흐로 수익형 부동산 전성시대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강씨처럼 부동산의 레버지리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은행이나 타인에게 빌린 투자비를 지렛대 삼아 시세 차익이나 임대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레버지리 효과는 부동산시장 활황기 땐 기대할 만한 투자 방법이다.

하지만 시장이 침체되거나 공급 과잉, 고분양가 현상이 나타나면 무리한 투자비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공급 물량이 넘치고, 분양가가 오르고 있어 수익률이 줄어드는 추세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만 4529실(분양 예정 포함)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 2242실)보다 10.3%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3년 이후 3년 새 최대 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상가 건물 거래량은 올해 들어 5월까지 8만 3993건으로 전년 동기(7만 263건)보다 18.7% 증가했다. 주로 임대용으로 활용되는 소형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도 지난달 말까지 15만 3763건이 거래돼 지난해 12만 2143건보다 25.9% 늘었다.

반면 수익과 관련된 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3년 1078만원에서 2014년 1143만원, 올해는 12일 현재 1303만원으로 상승세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올라가면 초기 투자비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낮아지게 된다. 실제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같은 기간 5.34%에서 5.28%, 5.26%로 분양가 상승에 발맞춰 떨어지고 있다.

국토부의 상업용 부동산 통계를 보면 전국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올해 1분기 99.6로 전년 동기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임대료가 그만큼 내렸다는 의미다. 오피스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도 올해 1분기 13.5%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높아졌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분양가와 함께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향후 금리마저 인상될 경우 심한 투자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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