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성대의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소리 건강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딱히 눈에 보이는 흉터나 통증이 없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이상을 느껴도 방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는 성대 건강의 이상 및 음성질환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므로 평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성대도 노화하고, 이로 인한 다양한 음성질환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사소한 목소리 변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점점 거칠어지는 부모님 목소리… ‘성대 노화, 폐 기능 및 체력 저하’
먼저 부모님 목소리부터 들어보자. 부모님의 경우,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목소리가 점점 허스키하고 거칠게 변하는데 이는 성대가 늙고 약해졌다는 신호다. 나이가 들면 성대 인대의 긴장이 떨어지고, 성대 주변 근육이 위축되며, 탄력이 떨어지면서 주름이 생긴다.
이로 인해 성대 사이에 간격이 생기면서 바람이 새는 듯한 소리가 나고, 성대 진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점액의 분비도 줄어 목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쉰 목소리가 나는 탁성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폐 기능 저하도 목소리 변화의 원인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폐량이 떨어지면서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호기력도 떨어져 맑은 소리를 내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목소리의 노화는 근육, 폐 기능 등 몸의 전반적인 체력과도 연결되어 있는 만큼 갑자기 목소리가 변했다면 부모님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취업 준비 중이거나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층이라면 목소리의 떨림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조금만 흥분하거나 긴장을 해도 목소리가 떨리면서 우는 듯한 소리가 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후두신경 조절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성기관을 형성하는 후두 근육들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근육 수축이 일어나 성대의 진동이 불규칙해져 음성이나 발성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말을 할 때나 노래를 할 때, 목소리가 끊어지고 떨려 연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어렵고, 특정발음이 어려워진다. 환자의 80%가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면접이나 업무 미팅, 프리젠테이션 등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리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다.
◇나이에 맞지 않게 허스키한 아이 목소리는 ‘성대결절, 성대폴립’
한창 뛰노는 나이의 아이들이라면 허스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릴수록 격렬한 행동과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악을 쓰는 등 과도한 발성습관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아이들은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음성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보톡스, 필러 시술 및 음성언어치료 통해 개선
이처럼 연령에 따라 다양한 음성질환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목소리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음성질환은 간단한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은 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대 노화로 인한 목소리 변화는 탄력이 떨어진 성대 근육을 찾아 선택적으로 보톡스나 필러를 주입하는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소리를 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성대 근육을 긴장시키거나 자신의 음역대에 맞지 않게 과도한 발성을 하는 등 잘못된 발성습관이 원인이라면 한 달 정도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닌 오랜 기간 발성습관이 축적되어 형성되는 것인 만큼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교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특히 갑작스런 목소리 변화, 특이한 목소리 등은 성대 건강의 이상은 물론 음성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극적인 이비인후과 치료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