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했다. 하는 수 없이 동탄1신도시에서 3㎞를 걸어 들어갔다. 뽀얀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업무·상업시설 개발 예정지를 따라 걷다보니 경부고속도로 너머로 20층 높이의 새 아파트 수십 개 동이 눈에 들어왔다. 동탄2신도시의 첫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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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규모 신도시인 동탄2신도시가 첫 입주를 시작했다. 택지 개발 예정 지구로 지정된 지 8년여 만이다. 서울 여의도 8배 넓이의 부지에는 앞으로 분당신도시보다 많은 주택 11만6000여가구(아파트 9만5645가구)가 들어선다. 이날 계룡리슈빌·금성백조예미지·모아미래도·EG더원·GS센트럴자이 등 5개 단지(2082가구)를 분양받은 60여가구가 처음으로 이삿짐을 풀었다.
단지 내 입주지원센터를 찾아 아파트 열쇠를 넘겨받는 입주민들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내 집 마련의 기쁨 때문이다. 신도시 안에서는 현재 버스는커녕 편의점이나 그 흔한 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조차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4~5차선 도로 건너 하나씩 있는 아파트 단지만 빼곡하다. 공사장 모래가 내려앉은 거리에는 단지 조경과 도로 포장 작업 중인 삽차와 굴삭기, 화물차가 쉴 새 없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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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남부 전세난 해소될까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주변 경기 남부지역 전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져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이달 2802가구를 시작으로 연내 1만 3733가구, 내년에는 8022가구가 추가로 집들이를 한다. 이처럼 많은 입주 물량과 미흡한 기반시설 탓에 현재 동탄2신도시 내 전세 가격은 이웃한 동탄1신도시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낮게 형성돼 있다. 전용 60㎡형의 경우 2억원, 84㎡형은 2억~2억 4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매매는 다소 거래가 뜸한 반면 전세는 비교적 수월하게 계약이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업계의 관심은 앞으로의 집값 향방에 모인다. 쏟아지는 공급 물량을 받쳐줄 주거 수요가 관건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총 2만 3997가구로, 전체 공급 물량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당장 올해도 이달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아파트를 시작으로 1만 1696가구가 분양된다. 신도시 시범단지 안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 개업을 준비 중인 이병호 예미지공인 대표는 “주변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 외에도 동탄테크노밸리,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같은 인구 추가 유입을 기대할 만한 개발 호재도 많기 때문에 발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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