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치부 기자들이 4·24 재보선 선거구를 직접 찾아 후보들을 만나고, 주민들의 민심을 들어본 결과도 마찬가지다. 6일뒤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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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야성(野性)이 강하긴 해도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가 거물 아닌교. 영도발전에 더 도움이 되겠지예.”
4·24 재보선이 채 열흘도 남지않은 지난 15일 오전 9시. 부산대교를 건너는 택시 안에서 기사 한천택(67)씨는 “김비오 민주통합당 후보와 민병렬 통합진보당 후보 둘 다 지지율이 그리 높진 않다”고 했다. 영도의 길목인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쪽에 각각 걸린 김무성 후보와 김비오 후보의 현수막 사진을 가리키면서다.
한씨의 말대로 영도에는 ‘김무성 대세론’이 강한 듯했다.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대해서도 다소 너그러워 보였다. 영도구청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이근우(55)씨는 “부산은 원래 여당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연단에 선 그가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박 대통령이 어려운 것 같아 걱정되죠”라고 묻자 어르신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거 슬로건인 ‘확실한 영도발전’도 박 대통령과 연관지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면) 저에게 힘이 많이 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하는 동시에 정권 심판론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혔다.
다만 대세론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무성 후보측 관계자는 “내심 70% 지지율까지 바라보긴 한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야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영도는 호남·제주 출신이 40%를 넘을 만큼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 곳이다. 5선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지난 18대 총선거에서 불과 800여표 차로 당선됐을 정도였다. 동산동에서 수퍼마켓을 하는 최정화(55)씨는 “김무성 대세론이 있긴 하지만 영도는 우리 어머니세대부터 야성이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오후 6시30분 동삼동 주공3단지에서 퇴근인사 중이던 민병렬 후보 측도 “이번엔 바꿔야 한다”고 했다. 민병렬 후보는 지난해 19대 총선 당시 37.6%의 득표율로 이재균 새누리당 후보(43.8%)에 고배를 마셨던 바 있다. 유세 중이던 한 관계자는 “최근 20여년간 여당만 영도에서 계속 했지만 별로 발전된 게 없다”고 일갈했다.
다만 야권 단일화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요구도 적지 않았다. 김비오 후보와 민병렬 후보가 하나로 합쳐도 김무성 대세론에 대항하기 어려운데 둘이 찢어져 있다는 것이다. 김비오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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