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tart 금융채널 혁신]⑬은행 영업점 사라질 것인가

  • 등록 2013-01-31 오전 7:30:00

    수정 2013-01-31 오후 4:45:12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은행의 영업점 확대 경쟁은 과거 외형경쟁의 대표적 산물이다. 깃발만 꽂으면 장사가 되던 시절, 일단 몸집부터 불리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끝났다. 은행과 보험, 카드 등 모두 기존 시장은 포화상태다. 기존 먹거리가 고갈되면서 새로운 성장전략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해법으로 채널 다변화와 함께 전문화, 차별화를 꼽는다. 채널 다변화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의 확대를 뜻한다.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 생긴 인터넷·스마트금융이 대표적 사례다. 보험업계에선 이미 인터넷 채널이 막강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이어 생명보험사까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위협하고 있다.

전문화, 차별화는 더 중요한 포인트다. 붕어빵 금융이 아닌 자기만의 주특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령 발길이 끊기고 있는 영업점은 지역이나 고객층 별로 세분화하고 특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가엔 스마트브랜치를, 은퇴 노년층이 많이 사는 지역엔 라운지 형태로 영업점을 꾸미는 식이다.

특화된 컨설팅과 서비스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스마트금융이 확산일로에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영업점이 계속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획일적인 방식의 영업점이 문제가 될 뿐 영업점 숫자 자체는 경쟁력과는 무관하다는 뜻이다.

스마트금융도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취합해 어떻게 제대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에선 이미 빅데이터에 이동성이 가미된 ‘데이터 섀도(Data Shadow: 그림자 데이터)’가 화두가 되고 있다. 고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방대한 데이터를 잘 요리해 비즈니스에 활용해보자는 구상이다. 보험사들이 전문 설계사 조직을 만들고 있는 것 역시 차별화의 한 노력이다.

서근우 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은 “과거 획일화된 영업과 경영패턴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PB 등으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경쟁력을 찾아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널 다변화와 차별화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는 비대한 몸집이다. 과거 외형경쟁 시절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방대한 조직과 인력이 이젠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영업점을 한꺼번에 줄일 수도 없다. 영업점 축소는 곧 인력 구조조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성장전략은 기존 인력을 얼마나 잘 활용해 새로운 전략을 만들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비교적 몸집이 가벼운 SC은행이 설계사 방식의 영업조직을 늘리고, 국민은행이 ‘파이낸스 몰’을 만들면서 인력 재배치라는 큰 그림을 함께 그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과 함께 조직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리더십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내부직원 재교육은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기존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는 데도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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