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재정정책과 유럽 불확실성이 경제에 하방 위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피치는 미국에 대한 평정 보고서에서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면서 “미국 경제의 부진한 회복세는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저하된 탓이라기보다는 주택시장 조정과 과도한 가계부채 축소 등 경제의 완만한 리밸런싱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며 “향후 미국의 재정정책과 유럽 재정위기, 그에 따른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의 하방 리스가가 우세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여력은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피치는 “이번 평가는 미국이 내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대비 3~5%나 줄이는 소위 ‘재정절벽’ 상황을 상정하지 않는 대신 1.5% 정도 완만하게 줄인다는 전제에 의한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도 시사했다.
현재 피치의 경쟁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내린 상태고, 무디스는 피치와 같은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