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오늘 연설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었다. 버냉키 의장은 경제가 내년에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취약한 고용과 경색된 신용 등 역풍도 만만치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오늘 증시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의장의 연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3월 이후 지속된 랠리 끝에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고 보고 있다.
리앰 댈턴 액시엄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의 상승은 일부 비이성적일 정도로 강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시장의 역동성은 떨어져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에릭 틸 퍼스트시티즌즈뱅크쉐어 매니저는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틸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경제 회복세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지난 수개월 동안의 강세는 움츠려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인을 자본소득세 인상 가능성에서 찾고 있다.
세무서비스 업체인 CCH의 마크 루스콤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2011년부터 자본 소득에 대한 세율을 15%에서 최소 20%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은 그동안의 수익을 현금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