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협회 정인엽 이사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정치권력과 결탁한 몇몇 영화인들은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영화인을 타도 대상으로 몰았다"면서 "1999년 설립된 영진위는 이 전략과 실행을 주도하는 기지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영화진흥공사가 전신인 영진위는 한국영화 정책수립과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준정부기관으로, 국고와 영화발전기금 등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엔 정진우 고문, 강대선 고문, 김호선 상임고문, 영화 감독 남기남, 정초신씨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강대선 고문도 "현재 한국영화계가 1000만 관객 시대까지 맞이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보이겠지만 실은 극소수 정파의 영화인맥들만이 그 혜택을 독점한 채 90% 이상의 영화인들은 지난 10년의 세월을 산송장처럼 죽어 지냈다"고 말했다.
"영진위를 해체하고 대신 정부지원금을 영화제작비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영화은행을 설립해 금융전문기관이 관리하도록 하자"(정초신), "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상영관을 일부 제공 받아 수시로 저예산영화를 틀고, 모자라는 수익은 영진위가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김호선) 같은 의견도 나왔다.
이에 영진위 측은 "영화진흥공사 시절 14개였던 지원 대상이 현재는 157개로 늘어났다. 이는 한국영화를 위해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근거이지 전횡의 근거가 아니다"라며 "제작가협회, 영화산업노조 등 영화에 종사하는 다양한 단체가 있는데 영진위가 전횡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모든 사업은 현장 영화인과의 합의를 거쳐 투명하게 추진되어 왔으며, 감독협회의 주장은 정권 교체기에 터져 나온 무리한 억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