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위원장 "금융사 M&A 규제 확 푼다"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위해 인수·합병(M&A)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진입과 퇴출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울파이낸셜포럼 강연에서 "금융회사의 자율성과 창의성, 공정경쟁을 보장하는 전면적인 규제혁신을 통해 영국의 금융빅뱅과 같은 대전기를 마련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가 대형화와 업무다각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M&A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며 "특히 은행, 보험권에 비해 구조조정이 미흡했던 증권산업의 투자은행화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진입과 퇴출규제를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회사의 라이센스 프리미엄을 낮추도록 진입과 퇴출규제를 전향적으로 개선하겠다"며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원활한 신진대사가 필요하듯 역량을 갖춘 금융회사의 신규 진입과 한계회사의 퇴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계기로 상품개발과 업무영역 규제도 완화하겠다"며 "열거주의 방식의 규제를 포괄주의 방식으로 개편하고 사전심사 절차 역시 사후감독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투자업간 겸영을 확대해 선진투자은행과 같은 영업모델을 채택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은행과 보험, 비은행권 역시 자본시장의 변화에 상응하는 수준의 질적 변화를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의 투명성과 일관성 제고를 위해 인허가 심사 실무해설서(guidebook)를 마련하고, 기존 심사사례와 검사매뉴얼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영자율성은 보장하되 리스크관리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특히 시스템리스크 요인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조기경보체제를 통해 불안요인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건전성감독과 회계·공시 기준 등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극 수용해 해외진출과 국제화를 지원하겠다"며 "국내에서도 외국자본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규와 감독, 관행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도 견고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융감독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강화와 금융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아울러 증권 불공정거래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경보체제를 정비하고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오늘의 소비를 줄이듯이 우리 경제의 희망을 위해 혁신의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우리 금융산업은 큰 변혁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와 감독당국, 모든 시장참가자의 혁신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