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개인조수 임효진씨 "같이 일하는 것은 나의 행복"

  • 등록 2007-05-06 오전 2:54:09

    수정 2007-05-09 오전 11:48:00

[오마하=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버핏이 어떤 사람이냐구요? 그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간이에요. 그 분을 돕는다는 것은 나의 행복이자 보람이죠. 내 자신이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세계 2위 갑부이자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위해 뛰는 한국계 미국인이 있다. 버핏의 조수(assistant)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언론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임효진(Margaret H Lim)씨가 그 주인공. 임 씨는 명문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첼리스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녀는 지난 1984년 오마하 근처 더글라스 카운티의 카운티 커미셔너(카운티의 모든 행정을 책임지는 선출직 공무원)로 출마한 버핏의 맏아들 하워드 버핏의 선거 본부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버핏 일가와 인연을 맺었다.

5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장에서 만난 임 씨는 시종일관 워렌 버핏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현하며 "버핏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인지를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강조했다.

미혼인 임효진 씨는 1958년생으로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태어나 1968년부터 줄곧 오마하에서 살았다.
 
한국 전쟁 전 도미한 임 씨의 부모는 당시로는 상당한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임 씨를 포함해 슬하에 세 딸을 뒀다. 그녀의 아버지는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폐 전문의였다. 북한에서 남하 후 도미한 어머니는 캘리포니아의 밀스 칼리지에서 피아노와 현대 무용을 전공한 예술가다.

세 자매 중 중간인 임 씨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첼로를 연주했다.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 바이올린을 전공한 동생까지 세 자매가 모두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했을 정도로 가족 모두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다. 임 씨는 "우리는 그 당시의 안 트리오(세 자매로 구성된 클래식 연주팀)였죠"라며 웃었다.

전도유망한 첼리스트가 버핏의 조수가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임효진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줄리아드에서 석사를 마치기까지 뉴욕에서 7년을 살았지만 고향이 더 좋았다"고 회고했다. 학교 졸업 후 전업 연주자로 나섰지만 뉴욕 예술계의 피말리는 경쟁을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결국 그녀는 1982년 네브래스카로 돌아와 오마하 심포니의 연주자로 근무했다.

1984년 하워드 버핏을 만난 그녀는 하워드의 카운티 커미셔너 당선으로 더글라스 카운티를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3년 전 버핏의 공식 홍보담당자이자 수석 조수 역할을 역임하고 있는 데비 바사닉으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오마하의 키윗 플라자에 위치한 사무실에는 그녀를 포함해 약 20명 정도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버핏과 일한 후부터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버핏이 자신의 직원들에게 투자 조언도 해 주는지를 물었다. 임 씨는 "버핏이 투자 조언을 해 주지 않지만 설사 조언을 해 준다 해도 그것 때문에 그를 존경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세계 2위의 갑부인 그가 단순명료하고 검소한 삶을 사는 것을 볼 때 저절로 존경심이 우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버핏은 항상 나와 내 동료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해라(how to live your life well and love what you do)`라는 조언을 하는데 버핏이야 말로 그 조언의 증거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버핏이 정의하는 성공의 의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라고 전하며 "정말 굉장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임 씨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버핏이 연주하는 하와이 현악기인 `유클렐리(ukelele)`의 튜닝이다. 작고한 버핏의 첫 부인 수잔은 훌륭한 가수였으며, 맏아들 하워드는 뛰어난 사진작가라고 소개한 그녀는 버핏 일가의 예술적 재능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를 위해 튜닝하는 것은 나의 기쁨"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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