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출 증가와 단기 외채 급증 등 경제 전반에 유동성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이 같은 불안 요인이 최근 경기 연착륙 흐름을 막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줄일 수 있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금융시장, 잠재리스크 커지고 있다` 경고
KDI는 25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반면, 금융시장과 관련된 잠재적 불안요인은 부분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주택투자를 위한 자금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만해도 올 1월부터 11월까지 23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조원 증가했다.
KDI는 "가계소득보다 가계대출이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가계부문의 신용위험 증가가 거시경제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올들어 급증하고 있는 단기 외화차입도 거시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외화의 유출입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물가 상승압력 증가..집값 급등 後반영
KDI는 물가에 대해서도 상승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경기상황과 무관한 기후변화의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게 되고, 집세의 경우는 부동산 시장의 실세 상황을 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99년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이 20~30%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의 집세는 4~5%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다 2001년 이후 물가상승 요인으로 반영된 바 있다.
KDI는 "내년이후 물가상승률을 올해 2.4%에서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경기 여건이 개선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유동성 줄여라"..금리 인상 권고
결국, KDI는 내년 통화정책 방향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줄일 수 있는 `금리 인상`을 제시했다.
조동철 KDI 연구위원은 "실물경제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금융 유동성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내년 경기가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금리 인상에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전제했다. KDI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에서 4.4%로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