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대 누비는 ‘햄릿 조승우’…이동휘·안은진도 출격 앞둬
최근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작품은 조승우가 주연을 맡은 ‘햄릿’이다. 지난달 1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개막한 ‘햄릿’은 올해로 데뷔 24주년을 맞은 조승우의 첫 연극 출연작으로 개막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조승우는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햄릿’에서 햄릿 왕자 역을 맡아 빼어난 연기력으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공연이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회당 900석에 달하는 티켓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됐다.
스타 배우 출연작은 ‘햄릿’뿐만이 아니다. 오는 27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개막하는 ‘타인의 삶’에는 이동휘가 출연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카지노’, 영화 ‘극한직업’ 등에서 활약한 이동휘 또한 이번 작품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들인다. 이동휘는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화한 이번 작품에서 비밀경찰 비즐러 역을 맡아 관객 앞에 선다.
드라마 ‘연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으로 인기를 높인 안은진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연극도 개막을 눈앞에 뒀다. 오는 29일부터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사일런트 스카이’다. 안은진은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업적을 다루는 이번 작품을 통해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극 출연이 이번이 처음이거나 수년의 공백을 깨고 연극 무대에 다시 오르는 배우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편성의 어려움과 잇단 흥행 참패로 인한 투자 위축으로 드라마, 영화 분야의 제작 편수가 줄어든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작품 제작 편수가 감소하면서 시간적 여력이 생긴 스타 배우들이 연극에 출연하는 것이 새로운 활동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관’을 즐기는 대중의 관심이 연극으로까지 이어진 점과 스타 배우의 연극 출연을 주류에서 비주류로 향하는 것처럼 여겨지던 오랜 편견의 시선이 깨진 점 또한 흐름 가속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
|
|
스타 배우들의 잇단 유입으로 연극계는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앞서 ‘벚꽃동산’의 전도연·박해수, ‘맥베스’의 황정민·송일국, ‘사운드 인사이드’의 문소리·이현우, ‘랑데부’의 박성웅·최원영·문정희·박효주 등 여러 스타 배우가 연극을 통해 관객과 만났으며 대다수의 작품은 흥행에 성공했다.
김미희 연극평론가는 “대중적인 작품에 스타 배우를 캐스팅해 관객을 끌어모으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양새”라고 최근 흐름을 짚었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들의 흥행은 연극계에 신규 관객을 끌어들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연극계 스타 배우 유입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공연 프로듀서는 “동료 배우들의 성공 사례를 보며 연극 출연에 대한 흥미를 보이는 스타 배우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생계가 아닌 연기 스펙트럼 확장과 활동 지속에 방점을 두는 만큼 출연료를 업계 적정선에 맞춰 회당 100~200만 원 선으로 낮추는 배우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선 연극계를 지키던 주연급 배우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 시선도 나온다. 점차 높은 출연료를 요구하는 배우들이 많아져 제작비와 티켓값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 지난 9월 폐막한 유승호·손호준·고준희 주연작 ‘엔젤스 인 아메리카’ VIP석 티켓값은 국내 연극 사상 최초로 12만 원을 넘어섰다. 한 공연제작사 대표는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공연과 그렇지 않은 공연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일부 흥행작을 향한 관심이 대학로에서 공연하는 소규모 연극으로까지 이어지는 낙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