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 주엽역 인근에 거주하는 40대 워킹맘 박혜원(가명)씨는 최근 아파트 단지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하면서 “좀처럼 오르지 않던 일산 아파트 가격이 요즘 오른다는 소식도 들리니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아이를 출산하고 분당 정자역 인근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0대 직장인 김요셉(가명)씨 역시 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의 본 동의 안내문 문자를 내보이면서 “실거주 목적으로 매매했지만 재테크도 생각해야 하니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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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건축 사업은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돼 노후한 1기 신도시 분당(8000가구)과 일산(6000가구), 평촌·중동·산본(각 4000가구) 등 총 2만 6000가구를 선도지구로 선정·재건축해 이른 시일 내 최대 3만 9000가구를 공급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번 공모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하고, 내년부터 재건축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2027년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하는 만큼 그야말로 ‘속도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선정 평가 기준 만점 100점 가운데 주민동의율이 60점에 이르는 만큼 젊은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동의서 끌어모으기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기 신도시가 처음 지어질 당시 입주한 어르신들 중 상당수는 긴 시간 집을 비우고 이주를 해야 하는 재건축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반면, 새로 전입한 젊은 입주민들은 이미 재건축을 염두한 이들”이라며 “이미 5년여 전부터 재건축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터라 이번 선도지구 공모를 놓치면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개별 단지별로 살피면 가격 급상승 체감도는 더욱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분당 서현동 ‘시범현대’ 전용면적 174㎡는 21억원, 수내동 ‘양지마을금호’ 전용 198㎡는 27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대비 각각 5억 5000만원, 4억 5000만원 오른 수치다. 안양 평촌동 ‘꿈마을우성’ 전용 158㎡, 인근 ‘꿈마을건영3차’ 전용 133㎡도 각각 14억 7000만원, 13억 2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 했다.
다만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 회복세가 지속될진 미지수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분당은 입지 자체만으로 기존에도 공급 대비 수요가 높았던 곳으로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모양새”라며 “반면 일산을 비롯한 다른 1기 신도시의 경우 일부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몇천만원 정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공급은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더 큰 가격 오름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