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 환자는 2019년 10만8576명에서 2023년 18만6726명으로 5년새 약 72%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2023년 기준, 남아 3만7955명, 여아 14만8771명으로 약 80%에 달한다.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명예원장은 “성조숙증 원인은 유전 영향도 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소아비만,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특히 여아는 성조숙증 발현 시 빠른 초경으로 키 성장에 영향을 받고 여성질환과 여성암 발생 위험도 높아져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돼 ‘이른 사춘기’라고도 불린다. 여아는 8세 미만인데 유방이 나오고 음모가 나거나, 남아의 경우 9세 미만에 음모가 나거나 고환이 4mL 이상으로 커진 경우다.
잘못된 생활습관도 성조숙증을 일으킬 수 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TV 등을 늦은 시간까지 이용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 잠자리 시간이 늦어지면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성조숙증 위험을 높인다.
성조숙증은 아이는 물론 가족에게도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준다. 여아는 어린 나이에 초경을 경험하면서 불편한 생활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남아는 공격적이거나 반항적인 성향 등 정서적, 심리적으로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초기에는 성호르몬 과분비로 키가 잘 자라는 것 같아 보이지만 성숙이 빨라지면 성장호르몬 불균형으로 성장판이 빨리 닫혀 성인 키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 검진 통한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 필요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4주~12주 간격으로 지연 주사를 처방 받는다. 간혹 성조숙증을 치료하면 키가 자라지 않을 것으로 걱정하게 되는데,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키 성장에 도움을 준다.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교정도 필요하다. 기름진 육류와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 열량이 높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소고기, 닭고기, 흰살 생선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금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임인석 명예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는 아이 성장 속도를 맞춰 각종 질환 발생을 최소화하고 아이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함”이라며 “아이 성장이 의심될 경우 소아검진으로 꼼꼼하게 체크하고 적절한 시기에 조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