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은마에서 또 터진다’… 논란의 현수막, 누가 걸었나

  • 등록 2022-11-07 오전 7:05:02

    수정 2022-11-07 오전 7:05:02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대표 단지인 은마아파트 외벽에 이태원 참사를 빗댄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됐다.

지난 5일 오후 3시께 은마아파트 외벽에 걸린 현수막. 논란이 일자 철거됐다. (사진=트위터)
6일 은마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은마아파트 31동 외벽에는 ‘이태원 참사사고 은마에서 또 터진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설치됐다.

이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을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항의하려는 목적에서 제작됐다. 주민들은 GTX-C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자 지반 침하, 붕괴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현수막을 본 주민들은 부적절한 문구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온라인상에는 해당 현수막 사진이 확산하면서 한때 논란을 빚었다. 이에 은마아파트 관계자는 “GTX-C 노선 항의 차원에서 현수막 문구를 급하게 정하다 보니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됐다”라면서 “주민들에게 항의를 받자마자 즉시 철거 조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문구를 정한 이들은 은마아파트 주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위(추진위) 관계자는 “추진위 직원 몇 명이 문구를 취합해 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구가 정해졌다”며 “직원들이 강한 문구를 써야 한다고 하다가 ‘참사’에 초점을 맞추자며 시안이 넘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GTX-C 노선 우회가 주민들에게 절박한 사안이라고 호소했다. 관계자는 “GTX-C가 아파트 10개 동을 뚫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시와 구청에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실시한 안전점검에서도 지반 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현대건설은 은마를 우회하는 노선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말을 바꾸는 등 주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6월 GTX-C 노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설계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이에 항의하며 노선 우회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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