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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토스 핵심 계열사 내부에서는 최근 집단 인력 이탈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사모펀드운용사·보험사 등에서 토스로 넘어온 경력 직원들이 출신 업계로 재이직을 타진하고 있어서다. 특히 핵심 계열사 중 일부에서는 경쟁사 관계인 플랫폼 회사 쪽으로 팀 단위 이직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토스 내부에서 내홍이 거세게 이는 이유는 최근 상장 연기 발표 이후 회사 성장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지난 17일 회사 내부 주간 간담회인 ‘위클리’에서 시장 상황 악화로 2023년 상장 목표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냉담한 시장 분위기 속에 상장을 추진하면 기존 주주들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서다.
토스는 지난해 6월 시리즈 G 투자유치에서 8조원대 기업가치로 자금을 유치했지만, 최근 급변한 시장 환경에서는 이 수준을 크게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15조에서 최대 20조 밸류로 추진 중인 상장 전 마지막 투자유치(Pre-IPO)에서도 기한 내에 투자자를 다 모으지 못해 딜 클로징을 7월까지 연장했다. 펀딩 부진과 상장 연기가 내부 불안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다. 한참 공격적인 외연 확장이 필요한 시기에 자금 유입이 막히면서 회사가 자금난에 빠져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장외 거래도 난망…묶이는 보유주식
특히 토스는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면서 다양한 업계에서 핵심 인력을 끌어왔다. 인력을 대거 끌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임금의 1.5배 인상, 1억원 안팎의 스톡옵션 또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공이 있었다. 모회사 및 계열사 상장 시 지분 가치가 폭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직 결정 요인 중 하나였다는 것.
직원을 비롯해 주주들이 기존에 보유한 지분 거래도 묶일 전망이다. 내달부터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은 해당 기업이 기업정보 공개에 동의해야만 거래할 수 있다. 동의하지 않은 기업의 주식 거래는 중단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에 기업정보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 시가총액은 28일 기준 10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중 최고 16조원을 넘어섰던 시총이 6조 가량 빠졌다.
토스 관계자는 “상장 연기 결정은 시장 환경을 고려한 조치일 뿐이지 기업 가치에 큰 변화가 있어서가 아니다”라며 “계열사별로 건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직원들이 일부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소통해나가며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 거래 중단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개인 주주가 너무 많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이 있다. 비상장 주식 주가를 관리할 단계가 아니고 기업가치 향상에 힘써야 할 시기라 투자자 보호를 감안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