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가격 급등에…여야 ‘보유세 완화’ 이구동성
21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2일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을 발표한다.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리는 부동산시장 관계점검회의에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 등 부담 완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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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19.05% 오르는 등 급등하는 상황에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세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 여야에서도 보유세 완화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종부세나 재산세를 부과할 때 주택의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재산세의 경우 올해 기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60%, 종부세는 100%로 산정한다.
정부는 현재 재산세와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세법에 따르면 재산세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주택 기준 40~80%, 종부세법은 60~100%에서 시행령으로 조정할 수 있다.
해당 내용은 윤 당선인 공약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선도 경쟁에 나선 데다 국회 의석수도 국민의힘이 절대 불리한 만큼 여야간 협조가 필수로 꼽힌다.
“차기 정부 세제구조 개편 불가피…지자체 재원감소는 숙제”
차기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시행령으로 세 부담 완화를 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세제 개편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종부세 부과기준을 가액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유 주택 가격은 같지만 주택 수에 따라 내야 하는 세금이 차이가 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공약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상한선을 전년대비 300%에서 낮추고, 차등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하는 등 부담 인하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장기로는 종부세와 재산세의 통합·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주택의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대상은 동일하지만 과세관할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나뉜다. 종부세와 재산세를 국세와 재산세로 따로 과세하고 재원은 전부 지자체에 쓰는 것이 이중과세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지자체 재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 박상수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 공약과 지방재정` 보고서에서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 인하, 차등과세 기준 변경 등 종부세 과세체계의 대폭 개편은 종부세 부담이 현행과 크게 달라진다”며 “전액 지방교부세 재원인 종부세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08~2009년 종부세·재산세 등 개편으로 지방세수와 지방교부세가 감소하면서 지방소비세가 도입되기도 했다. 2013년 8월에는 주택 취득세율 인하로 인한 지방세수 보전을 위해 지방소비세 세율이 2013년 5%에서 2014년 8%, 2015년에는 11%로 인상되기도 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현재 부담이 너무 과도해 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 재원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다”며 “지방세수가 부족해 문제가 될 경우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별도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와 재산세의 통합·폐지 이후에는 (통합된) 재산세를 누진세율로 할 것인지 단일세율로 할 것인지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해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