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지난 3일 몸살 증세와 함께 38℃가 넘는 고열에 시달려 PCR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틀 뒤인 5일에는 아기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고 39℃ 가까운 고열에 시달렸다. 김씨는 본인도 임산부여서 약을 먹기 힘든데다, 아기가 해열제를 먹이면 토하는 등 호흡에 어려움이 있어 열이 나면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봤다. 하지만 병원에서 임산부는 특수군으로 분류돼 영유아가 입원하는 코로나 병동에 함께 입원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픈 아기가 잠시라도 떨어지면 울음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이씨는 할 수 없이 재택치료를 선택했다. 김씨는 “응급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는 잘 안 받아준다고 해서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서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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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임신부와 영유아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의 확진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 고열에 치명적인 영유아가 재택치료 중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이들을 위한 거점전담병원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 병상 성격상 제약이 많아 입원을 할 수 없는 가족들이 많고, 환자가 급격히 몰릴 것을 우려해 병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지자체도 많아 시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가족이 다 같이 확진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특수 병상의 성격상 특정 대상만 입원 치료가 가능 한데다 보호자 동반 요건이 까다로워 현실적인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12개월 된 아이가 코로나19에 확진 된 30대 이씨는 “영유아는 열에 취약하다고 해 병원에 입원하고 싶었지만, 보호자는 1명만 입원할 수 있고, 보호자는 확진이 돼도 함께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집에 4살 된 첫째 아이도 있어 일단은 재택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소아 우선 배정 병상은 1인실인데, 가족이 다 함께 입원할 수 있게 하는 등 조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확진 임산부들 분만 가능 병원 확인 안돼 ‘불안’
임신 26주 차인 또 다른 임산부는 “아직 코로나19에 확진되진 않았지만 언제 확진될 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미리 분만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려고 했는데, 보건소에서는 출산이 임박하지 않으면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며 “응급 상황에 보건소에 연락이 안되면 어떡하나 걱정만 앞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임산부 및 영유아를 위한 보다 촘촘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119 상황실 등에서 임산부 및 영유아가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상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해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