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자국 시민들을 향해 “즉시 떠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긴급 공지했다.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 제공) |
|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27일(현지시간) 웹사이트 긴급 공지문을 통해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을 취소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며 “미국 시민들은 아직 이용 가능한 상업 항공편을 통해 러시아에서 즉시 떠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러 미국 대사관은 “수많은 나라들은 러시아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에 대한 여행 경보를 ‘여행 금지(4단계)’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알렸다. 미국 시민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 경보는 총 4단계로 나뉜다. △일반적 사전주의(1단계) △강화된 주의(2단계) △여행 재고(3단계) △여행 금지(4단계) 등이다.
주러 미국 대사관의 이날 공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탓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 임무 돌입까지 지시한 상태다. 핵 무기까지 거론됨에 따라 미국 시민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영국, 독일, 불가리아,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은 러시아 국적 항공사에 영공을 닫기로 했다.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당분간 러시아로 운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 델타항공은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공동 운항 협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주러 미국 대사관은 “관광객과 서양인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에서는 경계를 늦추지 말라”며 “러시아 비자가 붙어 있는 미국 여권을 포함한 적절한 신분증을 소지해 달라”고 했다. 또 “(상업 항공편으로 떠나는 등) 미국 정부의 도움에 의존하지 않는 비상 보안 계획을 (미리) 세워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