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잡설] 안철수 대망론

“군소후보 아니다” 안철수 지지율 수직상승
지지율 15% 기록하면서 대선완주 가능성
단일화 러브콜 쇄도에 정치적 상한가 행진
  • 등록 2022-01-10 오전 6:00:00

    수정 2022-01-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대선에서 지지율 5%의 의미는 각별하다. 5%포인트 안팎의 여론조사 오차범위를 고려할 때 적어도 지지율 5%를 넘어야 정치적 존재감을 인정받는다. 또 선관위 주최 TV토론 초청 기준선이다. 반대로 5% 미만이면 찬밥 대접이다. 군소후보들이 지지율 5% 돌파에 목을 매는 이유다. 현실은 쉽지 않다. 지지율 5% 돌파는 사실상 ‘마의 벽’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9일 청주시 성안길에서 열린 ‘국민 곁으로 안철수의 talk박스 - 청주 성안길편’에서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지율 10%의 의미는 더 각별하다. 두자릿수 지지율이 가지는 상징성이다. 군소후보의 설움은 사라진다. 언론의 관심도 날로 늘어난다. 특히 양자구도가 아닌 3자 이상의 다자구도일 경우 지지율 10% 후보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여야의 단일화 러브콜이 쇄도한다. 독자승리는 어려워도 판세를 뒤흔들 힘은 가진다.

지지율 15%의 의미는 상상을 초월한다. 대선 변수가 아닌 상수로 부상한다. 대선 때마다 되풀이됐던 중도사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권자들의 사표 심리도 사라질 수 있다. 이는 곧 ‘대선 완주’에 나설 밑거름이 된다. 대선 캠페인 효과에 따라 지지율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 1·2위 주자에게 메가톤급 악재가 발생할 경우 기적적인 역전승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대망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지지율 변화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 한때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에게도 뒤질 것이라는 조롱에 시달렸지만 5% ‘마의 벽’을 순식간에 넘어섰다. 이후 10%대에 진입한 뒤 곧바로 15%로 수직상승했다. 불과 3주 만에 일어난 변화다. 대선 출마선언 이후 최고치다. 이제 모든 게 변했다. ‘이재명 vs 윤석열’ 양강구도는 허물어졌다. 급속하게 3자구도로 재편 중이다. 민주당·국민의힘 모두 안철수 파워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지율 15%가 실제 대선에서 득표율 15% 이상으로 이어지면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득표율 15% 이상이면 선거비용 전액, 10% 이상에서 15% 미만이면 절반을 각각 돌려받는다. 반대로 10% 미만이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다자구도 지지율만이 아니다. 야권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주목할 성적표를 얻고 있다. 최악의 경우 대선에서 패한다 해도 지지율 15% 수준이면 6월 지방선거에서 권토중래에 나설 기반이 될 수 있다.

안 후보의 상승세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분과 윤석열 후보 하락세에 따른 단순한 ‘어부지리(漁父之利)’라는 설명이다. 언제든 지지율이 추락할 수 있다는 평가절하다. 반면 역대급 비호감 대선국면에서 안 후보의 경쟁력이 이제야 국민적 신뢰를 얻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대선 양자구도가 무너지고 3강 트로이카 체제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야권후보 단일화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재명 후보는 견제구를, 윤석열 후보를 러브콜을 던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정치초보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 이후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해왔다. 온갖 비아냥과 조롱에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10년을 버텨냈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는 “유약했던 안철수가 이제는 정말 달라졌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안 후보는 과연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모든 건 3월 9일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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