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발목 삐끗… 염좌 진단받고 치료해도 계속 아프다면?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 등록 2021-11-26 오전 6:58:31

    수정 2021-11-26 오전 6:58:31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평소 등산을 좋아하던 이 모 씨(43)는 산행을 갔다 발목을 접질린 뒤 발목 통증을 느꼈다. 발목 염좌로 진단받고 치료받았지만 깨끗하게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통증이 지속되었다. 이에 관절전문병원에서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후경골 인대 손상’이 확인되었다.

염좌는 가벼운 손상부터 완전 파열까지 넓은 범위의 인대 손상을 일컫는 말로, 손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3도로 구분한다.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인
박승범 이춘택병원 제8정형외과장
대가 외부 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통증과 불안정성을 유발한 상태를 말한다. 발목이 삐끗하였을 때 단순히 발목 염좌로 생각하게 되고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이 좋아지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의 이 모 씨 사례와 같이 후경골 인대 손상이 있는 경우는 다르다. 후경골 인대 손상이 동반되었다면 단순 염좌보다 증상이 오래 지속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발 모양의 변형까지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손상 부위를 파악해야 한다.

후경골 인대는 주상골에 부착되어 있는데 발의 안쪽에 있기 때문에 발목을 강하게 접질린 경우 일반적인 발목 염좌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 염좌에 시행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또한, 후경골 인대는 발바닥에 넓게 퍼져 발바닥의 모양을 잡아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손상된 후경골 인대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으면 평발 변형으로 이어진다.

이 모 씨의 경우 후경골 인대의 부착 부위의 손상으로 일반적인 발목 염좌 치료에 사용하는 부목고정이 아닌 발의 아치를 보강해 주는 깔창 치료가 필요했으며, 이러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 후 증상이 호전됐다.

발목 염좌는 대부분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되지만, 손상이 심하거나 반복적인 손상, 치료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만성 불안정성이나 발목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염좌로 인한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엑스레이를 찍어 발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좌: 후경골 인대의 부착이 정상적인 경우 / 우: 후경골 인대의 부착부위가 손상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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