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대체로 예상됐던 일로, 공화당 내에서 일부 이탈표가 있긴 했지만 상원 전체 3분의2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지지자들의 미 의회 진입 난동 사건으로부터 죄를 면하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NBC 등에 따르면 상원 의원들은 이날 오후 탄핵안 표결에서 유죄 의견 57표, 무죄 의견 43표를 각각 던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현지 언론들은 공화당에서 7명이 유죄 선고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버, 빌 캐시디,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밋 롬니, 밴 세스, 팻 투미 의원 등이 공화당 내에서 유죄표를 던진 의원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6일 지지자들 앞 연설에서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겨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탄핵소추됐다. 하원으로부터 이를 넘겨받은 상원은 지난 9일부터 심리를 벌였는데, 애초 10~13일 나흘간 하원이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변호인단이 각각 이틀에 걸쳐 16시간씩 변론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변호인단이 변론 시간을 대폭 줄임에 따라 13일 오후 표결이 이뤄졌다. 이로써 이번 탄핵안 처리는 역대 네 차례 중 최단 기간 내 결론난 탄핵안으로 기록됐다.
이날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는 이 같은 표결 후 발언에서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죄가 선고됐지만, 트럼프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이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선고 뒤 환영 성명에서 “정의를 옹호하고 진실을 방어하는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대해 나의 헌신적인 법률가들과, 헌법과 신성한 법 원칙의 편에 서준 의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의 또 다른 단계였다”고 주장한 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며 정치적 행보를 암시했다. 아울러 “다가올 수개월에 나는 당신과 함께 할 것이 많고, 우리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미국의 위대함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의 놀라운 여정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