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를 조 단위로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레버리지를 팔고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에 투자했다. 아직까진 증시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기관이 승기를 잡았으나 향후 증시 방향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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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2~11일) 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달(1조1000억원)보다 48.2% 증가한 것이다. 1월(7000억원)에 비해선 2.3배 가량 급증했다. 이는 코덱스(KODEX)코스피200레버리지·코스피200인버스·코스닥150레버리지·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 거래량을 합산한 수치다.
특히 2월 28일 코스피 지수가 3.30% 하락, 5개월 만에 2000선을 하회한 날엔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액이 무려 1조9700억원에 달했다. 9일 지수가 4.19% 하락해 다시 2000선 밑으로 떨어진 10일에도 1조9000억원 수준으로 투자액이 급증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급증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되기도 하나 우리나라에선 ETF 거래대금이 전체 거래대금의 4분의 1(3월 24.2%) 수준에 불과해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만한 수준은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로의 자금 유입이 증시 변동성을 키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를 경고하기도 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선 ETF 시장의 증시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증시 방향성 시계제로..“방향성 베팅 실익 없다”
앞으로 관심은 누가 투자의 승기를 잡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개인은 레버리지에, 기관은 인버스에 베팅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선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모두 팔고, 코스닥에선 모두 사면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코스피200레버리지 ETF는 이 기간 28.3% 하락했다. 코스닥150레버리지ETF도 22.7% 떨어졌다. 코스피200인버스와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만 각각 17.2%, 11.8% 올랐다. 개인보다는 기관이 승기를 잡은 셈이다.
다만 앞으론 방향성 베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가 이날 장중 189.827까지 하락해 연 고점(2277.23) 대비 무려 16.6% 가량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14.6% 하락했다. 연 고점 대비 20% 가량 하락한 경우를 약세장이라고 보기 때문에 약세장 진입까지도 얼마 안 남았단 평가다. 이미 뉴욕증시는 고점 대비 20% 넘게 급락, 약세장에 진입했다. 반면 코로나19가 꺾이거나 각국 경기부양책이 강화될 경우 증시는 반전될 수 있다. 현재로선 예측이 의미가 없단 평가가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NN의 Fear&Greed Index(공포와 탐욕지수)가 ‘극심한 공포(Extreme Index)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현재로선 어느 쪽으로든 방향성 베팅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든 인버스든 둘 중의 하나는 이익이 날 것인데 경기 침체라고 하면 하락폭이 깊어질 것이고, 아니라고 하면 반등이 크게 이뤄질 텐데 어느 쪽이라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크게 잃거나 크게 버는 장이라 방향성 베팅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