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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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사진) 전 뉴욕시장이 4일(현지시간) 결국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했다.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전날(3일) 14개 주(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진 슈퍼화요일에서 ‘참패의 쓴맛’을 맛본 지 단 하루 만의 결정이다.
AP통신·뉴욕타임스(NYT)·NBC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이처럼 밝힌 뒤, 중도진영 대표주자로 떠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전날 슈퍼화요일에서 단 한 곳에서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미 본토와 떨어진 사모아(대의원 6명)에서 49.9%로 선두를 차지했지만, 이는 전체 경선 판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자, 심지어 개표 도중에 경선 포기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마저 나왔다. AP통신은 블룸버그 캠프와 가까운 인사를 인용해 “블룸버그 전 시장이 경선 지속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썼다. 조기 경선지 4곳을 건너뛴 채, 텔레비전·라디오·온라인 광고 등에 5억3900만 달러(약 6500억원)를 쏟아부으며 슈퍼화요일에 집중해왔던 만큼,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은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블룸버그 전 시장은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블룸버그 캠프의 전략은 당내 경선을 시작했을 때 (중도진영)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가 무너질 것이라는 추측에 따른 것”이라고 썼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은 1~2차 경선 때 신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게 밀리며 졸전을 펼쳤고,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연스레 중도진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0일 첫 경선주자 TV 토론에서 난타당하며 이미지를 제대로 구겼다.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하며 부활하자, 그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중도 하차한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표를 몰아준 게 마지막 결정타였다.
공화당 대선주자가 확실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에 농락당하는 처지에까지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슈퍼화요일의) 가장 큰 패배자는 ‘미니 마이크’(블룸버그의 작은 키를 빗대 만든 별칭·mini Mike)”라며 “(선거운동에) 7억달러(약 8300억원)를 하수구에 버렸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