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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화장품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중국이다. 지난 2016년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이후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드 갈등 이후 중국 시장에선 자국 브랜드가 고속 성장 중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한국 화장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30%대였다. 그러나 중국의 자국 브랜드 육성정책과 사드 갈등이 맞물리며 지난해 19.5%로 급감했다.
이에 더해 소득 수준이 향상된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전통적인 화장품 강국의 고급 제품을 찾으면서 우리 화장품은 이중고에 시달렸다.
국내 중소 로드숍 브랜드들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보다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遊客·유커)이 줄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유통 채널의 다양화도 로드숍 브랜드에 부담을 더했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H&B(헬스앤뷰티) 매장이 사실상 화장품 편집매장 역할을 하게 된 것. 이에 더해 인플루언서(온라인 유명인사)들을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신진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됐다.
화장품 업계는 올해 이러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출처를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에이블씨엔씨는 불황 속에서 324억원을 들여 화장품 업체 미팩토리를 인수했다. 미팩토리는 SNS와 H&B 매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 ‘3단 돼지코팩’의 제조사다. 미팩토리는 홈 에스테틱 인기에 부흥하기 위해 미용기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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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지난해 3월 ‘빌리프’를 세포라 매장에 입점 시키며 프랑스 시장 개척에 나섰다. 올해에는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의류업계는 본업인 패션사업보다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 확대가 도드라진 한해였다.
수년전부터 식품사업을 확장해 온 LF는 지난해 화장품, 부동산, 주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9월 남성 화장품 브랜드 ‘룰429’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017년 인수한 주류유통회사 인덜지는 작년 6월부터 주류생산체제에 들어갔다. 또 약 1900억원을 들여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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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에만 주력해 온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인사에서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까지 삼성복지재단으로 전보하며 사업 철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들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와 ‘메종키츠네’를 국내에 선보이는 등 의류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 분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