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관절과 족관절의 중심을 연결하는 축을 체중부하선(load bearing line)이라 하는데 이것은 보통의 경우 무릎관절의 중심을 지나게 된다. 이 중심선을 기준으로 무릎 관절의 안쪽은 체중의 60~70%를, 바깥쪽은 30~40%를 흡수한다.
이 체중부하선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의 변화를 유발한다. O 다리의 경우는 무릎의 중심으로부터 체중부하선이 안쪽으로 치우쳐 무릎 안쪽으로 압박력이 더 가해진다. 결국 무릎 내측 구조물의 손상을 가져오게 되고, 관절염의 발생 및 진행의 위험요소가 된다. X 다리의 경우는 반대로 바깥쪽에 압박력이 가해지게 되어 무릎 외측의 관절염이 발병하기 쉽다.
◇ 휜 다리, ‘관절염 신호탄?’
휜 다리는 선천적으로 비타민D의 결핍으로 인한 구루병과 소아마비, 뇌성마비 등으로 뼈가 틀어질 수 있는 반면, 후천적으로는 장시간 바르지 못한 자세로 다리가 휠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는 골반을 앞으로 쏠리게 하는데, 골반 쏠림 현상으로 허벅지가 안쪽으로 돌아가며 종아리뼈는 밖으로 밀리는 것이다. 뼈의 부정정렬이나 근육 기능 저하, 비만으로 인한 체중 부하 등도 다리를 바깥으로 휘게 하는 원인이다. 보통 좌식 생활과 임신에 의한 체중 부하 및 출산에 따른 골반 변화 등으로 인해 서양인보다 한국인, 특히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도 휜 다리를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수찬 힘찬병원 원장은 “관절염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는 평균 5도 정도 무릎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다”며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경우 대부분 내반 변형이 있고, 관절염이 심해질수록 휘어진 각도가 커져 심미적인 문제도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 휘어진 다리의 무릎 통증, 교정절골술로 효과
정강이뼈를 바로 잡아 안쪽 관절에 실려 있던 부담을 분산시키는 ‘휜 다리 교정절골술(근위경골외반전골술)’이 보편적인 수술 치료법이다. 교정하고자 하는 만큼의 각도를 정확하게 측정해 종아리 안쪽 뼈 사이의 간격을 벌려 인공 뼈를 넣고 나사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무게 중심을 분산시키고 남아 있는 연골 쪽으로 체중이 실리도록 해 통증을 줄이고, 자기 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다. 교정 후 즉시 다리가 곧게 펴지고, 일정 회복 기간이 지나면 무릎을 정상적으로 구부리거나 다양한 운동도 할 수 있다. 단, 다리가 심하게 휘었거나 뼈가 약한 경우, 인대 및 연골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관절염이 없는 휜 다리의 경우 교정절골술을 받을 필요는 없으나, 관절염이 동반된 휜 다리는 교정절골술로 관절염 진행을 막고 무릎 통증을 줄일 수 있다”며 “실제 교정절골수술을 받은 관절염 환자들의 무릎 각도는 수술 전 안쪽으로 3.38도 기울어져 있었으나 수술 후에는 바깥쪽으로 8.31도 가량 교정되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무릎 통증이 있다면 다리 상태를 틈틈이 점검해 다리가 휘었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을 붙이고, 똑바로 선 자세에서 무릎과 무릎 사이의 안쪽 간격을 재 보는 방법으로 자가진단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