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출자의 모든 채무와 소득을 따져 원리금 상환 가능성을 따지는 DSR를 26일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원리금만 산정해 대출자의 상환 가능성을 따져봤지만 앞으로는 마이너스통장, 자동차 할부금 등을 모두 채무로 따져 DSR이 100%를 넘으면 대출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예컨대 기존에 주담대 2억원(30년 원금 균등분할상환, 금리 연 3%)과 자동차 할부금 2000만원(36개월 원리금균등분할상환, 금리 연 7%), 사업자대출 2억원(3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금리 연 4%)가 있는 연소득 6000만원의 자영업자 A씨를 예를 들어보자. A씨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추가로 주담대를 신청할 때 대출금리 연 3.49%, 만기 15년으로 추가 대출을 받는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서대문구는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돼 주담대가 있는 사람은 담보인정비율(LTV)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모두 30% 적용된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A씨는 1억 4240만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올해 신DTI가 적용되면서 A씨의 대출 가능 금액은 6340억원으로 줄었다. 기존 대출금의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DTI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주담대가 어려울 경우 임대소득자 신청을 통해 임대사업자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막혀버렸다. 임대수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대출을 허용해주는 RTI 제도 역시 이날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 임대업은 RTI가 1.25 이상일 때, 비주택 임대업은 1.5 이상일 때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임대사업자의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원이면 연 임대소득은 주택일 때는 1250만원, 비주택일 때는 1500만원은 돼야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NAI프라퍼트리 측은 “임대수익률과 대비해 호가가 높은 매물만 남은 데다가 금리 상승과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이 원인”이라며 “2006년 실거래 통계 작성 이후 월 거래량이 500건 이하로 집계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은 호조세를 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3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대출이나 중도금, 이주비 등 집단대출, 서민금융상품 대출을 받을 때는 DSR를 따지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시장에 편입할 수 있는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오히려 분양시장으로의 쏠림현상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