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외화예금 60兆 육박…뭉칫돈 몰린다

지난 한 해 외화예금 28.14%↑…금리도 0.4%안팎 뛰어
500억달러 돌파…우리·농협銀, 40%대 급증
  • 등록 2018-01-14 오전 6:00:00

    수정 2018-01-14 오전 10:10:25

[이데일리 박일경 전상희 유현욱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에 베팅하며 매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며 외화예금이 급증세다.

바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 11일 달러당 1199.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063.5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하며 한 해 동안 100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1064.8원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1년 사이에 117억8500만달러(28.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말 418억7300만달러에 달했던 외화예금 잔액은 11월말 526억9600만달러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 다음 달인 12월말에도 536억5800만달러(한화 약 57조1350억원)로 500억달러선을 대폭 웃돌고 있다. 외화예금 금리도 0.40% 안팎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말 428억3700만달러, 3분기말 424억51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완만한 등락을 거듭하던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4분기에만 112억700만달러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117억8500만달러)의 약 95%에 해당하는 실적을 단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그만큼 근래 외화예금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방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달러예금 거주자 정기예금 1년제 금리가 지난해 8월 1.27%까지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1.66%로 4개월 만에 0.39%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외화예금 잔액도 73억6518만달러에서 91억8455만달러로 24.7%(18억1947만달러) 증가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21억7900만달러 급증했다.

이 기간 KB국민은행도 68억4000만달러에서 82억4500만달러로 20.54%(14억500만달러) 늘었다. 연초대비로는 21억8900만달러 증가했다. 금리 역시 1.37%에서 1.74%로 0.37%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도 1년 사이 37억1900만달러(41.82%)나 급증했다. KEB하나은행은 24억4000만달러(14.13%) 늘었다. NH농협은행도 9억4800만달러(46.54%) 늘어났다.

김지양 한국씨티은행 WM서울센터 포트폴리오 카운슬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원화는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며 “이에 자산가들이 환율 또는 외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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