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생각에 설레요~”…유통업계 新바람

휴가계획 3개월 전에 세운 롯데百 홍 대리
2주 유럽여행 떠나는 이랜드리테일 신 대리
신세계百에선 ‘리프레쉬’ 휴가 5일 더 주고
현대百그룹은 국내외 숙박업소 비용 지원
  • 등록 2017-07-11 오전 6:00:00

    수정 2017-07-11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롯데백화점 직원인 홍 모(32) 대리는 2주 뒤에나 가게 될 여름휴가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지난 4월 말 얼리버드 티켓을 이용해 일주일간의 미국 뉴욕 여행 비행기와 호텔티켓을 싼 가격에 구해 마음도 편하다.

이랜드리테일 직원인 신 모(31·여) 대리는 이달 말 2주간 유럽여행을 떠난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남프랑스에서 이탈리아 그리고 밀라노를 장식한다는 계획을 짰다. 휴가 일정도 휴가 품의서도 따로 낼 필요없이 팀 내 조율만 하면 됐다.

최근 유통업계에 신바람이 불고 있다.

‘질적성장’을 강조하며 사내 복지제도를 대폭 향상하면서 기업문화가 눈에 띄게 달라진 분위기다. △하계·동계휴가→연중 자율휴가제 △부서별 휴가 계획 일괄공지 △2주 유급휴가제 부활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지키자’는 사내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자율휴가제’로 일정 미리 세워요”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먼저 롯데백화점은 연중 자율휴가제 실시로 미리 휴가 계획을 세우고 초가저 항공티켓 등을 예매할 수 있게 됐다. 직급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휴가제 덕에 상사의 눈치 보기도 덜하다.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매월 부서별 휴가일정을 업데이트하고 알려주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친화적인 휴가제도가 특히 많다. 최근 남성배우자 출산 휴직을 시행한 것이 큰 변화인데 올해부터 출산 즉시 한 달간 ‘자동출산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휴직 기간엔 통상임금의 100% 전액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난임 휴가제(연속 3일) △가족사랑 주간 운영(연속 3일) △자녀입학 돌봄 휴가(2일 연속) △출산휴가 기간 확대(법적 90일+270일간의 출산휴직 부여) 등이 있다.

“휴가 길~게 가야 ‘리프레쉬’ 하죠”

이랜드그룹은 지난달 ‘7대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하며 2주 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임원들에겐 ‘2주 휴식 의무화 정착을 위해 조직 내 리더들이 모범을 보이라’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베려다.

이 때문에 이랜드그룹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의 휴가 계획서 제출은 100%에 달했다. 이들이 먼저 휴가를 다녀온 뒤 이달 셋째 주부터 8월 둘째 주 사이 일반 직원의 2주간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휴가 결재를 위해 품의서를 따로 올리지 않고 부서원끼리 한 주에 몰리지 않도록 분배한 후 공유하면 되기 때문에 휴가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리프레쉬(refresh)’ 휴가제를 두고 있다. 연차 외에 연중 5일간의 휴가일을 따로 부여하는 제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연차가 17일 정도되는데 한 달에 한 번 백화점 휴점일에 쉬더라도 5일 연차가 남기 때문에 리프레쉬 휴가 5일과 붙여가거나 떼서 갈 수 있다”며 “저는 지난달 이미 여름휴가를 다녀왔고 오는 9월 제주도로 리프레쉬 휴가를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숙박비 걱정 no, 부담없이 휴가 가요”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은 100% 전액 지원 휴양소를 만들어 직원의 휴식을 적극 돕고 있다. 국내 최고급 호텔부터 하와이, 싱가포르, 태국 등 해외 7개국 10개 도시의 호텔 및 리조트 이용금액의 70%를 회사가 지원한다.

지난해 여름에는 총 3700여명의 직원들에게 국내 특급호텔(강릉 시마트 호텔) 및 인재개발원 객실(청평) 이용 혜택을 제공하며 이용금액을 전부 회사서 부담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개인 연차를 활용해 자유롭게 휴가를 가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라며 “회사서 숙박비용의 최대 전액 지원하고 있어 국내·외 어디서든 부담 없이 휴가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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