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이제 한국 제약산업이 답할 차례

  • 등록 2016-07-15 오전 3:01:01

    수정 2016-07-15 오전 3:01:01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주재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글로벌 혁신신약 및 바이오의약품 약가제도 개선안’은 분명 우리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국부 창출에 힘을 보태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접고 정부의 의지와 국민의 응원이 지닌 그 무게감을 헤아려보자.

정부의 결정은 고마운 일이지만 동시에 책임감을 동반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난해 9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신약개발 기술을 수출해 한국 제약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치솟은 상황에서 최근 발표된 정부의 약가제도 개선 등 제약산업 육성방안에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국민이 보낸 기대감에 대해 제약업계는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 제약산업은 이번 방안을 통해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우수한 국내개발 의약품을 해외에 진출시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구조의 기틀을 다져야 할 것이다.

제약업계로서는 현재 분위기에 취해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산업육성책을 동력으로 삼아 더 큰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 보답하는 의미있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

국민들은 물론 나라의 정책적 좌표도 의약품이 창출해 내는 거대한 부가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의약품 가운데 매출 1위 품목은 미국 애브비사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다. 이 하나의 약제가 1년동안 세계에서 벌어들인 돈만 16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1위 제약기업 연간 매출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신약 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며 실제 제품으로 가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성공했을 땐 투자 비용과 비교할 때 최소 수십, 최대 수백배가 되돌아오는 경제적 파급력을 가져다 주는 분야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신약개발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 1200조원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한국 제약산업이 우뚝 설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 제약산업게는 세계적 신약의 꿈을 실현해 낼수 있는 맨파워와 신약개발 경험,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실제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연구개발 노력들이 역량으로 축적돼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국내 제약산업계는 지난해 총 9조3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신약개발기술 수출을 일궈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도 종근당, 동아에스티, 크리스탈 지노믹스, 제넥신 등 주력업체들이 미국과 일본, 캐나다, 중국 등지에 6건의 신약기술을 수출했다.

연구개발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정부 지정 혁신형 제약기업 36곳은 지난해 매출액의 12.4%를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고 상장 제약기업의 연구개발투자비도 1조5000억원대에 달했다.

여기에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약 후보군이라 할 파이프라인만 954건(2014년 기준)에 달한다. 무려 1000건에 가까운 ‘미생’이 ‘완생’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국민이 제약업계에 요구하는 목소리는 분명하다. 제약업계가 현재는 물론 미래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적 성원이라는 씨앗을 산업계의 노력과 열정으로 발아시켜 양질의 일자리와 국부(國富) 창출, 그리고 세계적 신약이라는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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