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국내 제약산업계는 지난해 이후 글로벌시장 진출과 국제사회 위상 강화 등 겹경사가 이어졌다. 한미약품은 8조원대 신약개발기술 수출이라는 사상 전례없는 쾌거를 이뤘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에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 판매허가를 받아냈다. 이같은 성과는 물론 단기간의 관심이나 투자, 우연의 산물이 결코 아니다. 국내 제약업계가 1990년대초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선진국 수준의 의약품 개발·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업체들도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무르익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에 더해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우리나라를 끌어갈 동력으로 ‘신산업’을 지정해 집중 지원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바이오헬스분야가 중점 논의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의료, 제약 등 관련 산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마치 기존 제약산업이 배제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미약품이 최근 27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받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국내개발신약 최초로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폐암치료제 ‘올리타’는 전통적인 케미칼 신약이다.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의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지난해 38조원에 달하는 의약품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벤처신화의 모델로 꼽히는 길리어드는 바이오기업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제약기업이다. 마치 바이오만이 새롭고 첨단적인 것으로 여겨진다면 세계적 신약 개발 의 실질적 추진 동력인 제약산업계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재 진행중인 신산업 분야 선정과 관련해 바이오, 케미칼 분야를 포괄하는 신약 개발을 신산업 기술로 인정하고 추가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펼쳐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인 제약산업이 글로벌 성공신화를 써내려갈수 있도록 도와주길 기대한다. 같은 맥락에서 바이오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신약을 추가로 명시해 ‘신약·바이오헬스산업’을 신산업 분야중 하나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