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서거]YS '성공한 민주화투사' vs '실패한 대통령'

"닭의 모가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민주화에 일생 바쳐
군사정권 종식 후 문민시대 열어…임기초 잇단 개혁성과
외환위기 초래한 장본인 '실패한 대통령' 꼬리표도 붙어
  • 등록 2015-11-22 오전 2:46:22

    수정 2015-11-22 오전 11:43:35

지난해 병상에서의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김현철씨 페이스북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굴곡진 우리 현대사의 거목 중 거목이었다. 향년 88세.

거산(巨山) 김 전 대통령의 생애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그의 발언으로 요약된다. 그만큼 그의 정치인생은 민주화 투사로서의 삶 그 자체였다. 그 과정에서 가택연금, 의원직 제명, 단식 투쟁 등 험난한 파도를 넘고 또 넘었다. 그러다가 1993~1998년 군사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정부를 출범시키는 족적을 남겼다.

다만 우리나라 민주화에 남긴 깊은 발자국과는 달리 임기 말 외환위기를 초래해 시련을 겪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12월20일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서 태어났다. 김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자신의 책상 앞에 ‘미래의 대통령 김영삼’이라는 글을 붙여놓고 공부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은 1947년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에 입학해 주로 정치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1951년 졸업 이후 장택상 국회부의장의 비서관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1954년에는 제3대 민의원 선거에 출마해 거제에서 만 25세 나이로 최연소 당선됐다.

김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3선 개헌을 추진한 이승만정권에 반발해 자유당을 탈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사실상 야당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4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5대 총선 때 재기했고, 6·7·8·9·10·13·14대 국회의원까지 9선 의원을 지냈다.

1970년대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민주화 동지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함께 박정희 정권에 맞섰다. 1974년 신민당 총재에 오른 뒤 강경 투쟁을 주도했고, 그 여파로 1979년 의원직을 강제 제명 당하기에 이른다. 1980년 5월에는 가택연금도 당하는 등 모진 정치적 박해를 겪었다.

김 전 대통령은 1981년 가택연금이 풀린 이후 DJ와 함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결성했고, 이후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직선제 개헌을 이끄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DJ와 후보단일화 협상에 실패한 것은 민주화 진영에 오점으로 남았다.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국민적 여론에도 두 인사는 모두 대선에 출마했고, 김 전 대통령은 결국 민정당 노태우 후보에 패했다. 훗날 YS는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DJ도 “내가 사퇴하는 게 옳았다”고 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민주정의당ㆍ신민주공화당과의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거대여당 민주자유당에서 대선 후보에 올랐고, 1992년 대선에서 DJ를 누르고 문민시대를 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9단’ 답게 전광석화 같은 개혁으로 재임 초 잇단 성과를 냈다. 하나회를 청산하고 금융실명제를 도입한 것 역시 김 전 대통령의 정치력이 빛을 발한 업적들로 꼽힌다. 지방자치제도 김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처음 시작됐다.

다만 김 전 대통령에게는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붙는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낙인 찍힌 건 평생의 오점으로 남았다. 김 전 대통령 집권 말기 대기업집단들의 잇단 부도로 나라 전체가 휘청거렸다.

친인척 비리도 김 전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사건이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는 ‘소통령’으로 불릴 정도였는데, 결국 친인척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김 전 대통령은 ‘상도동계’로 불리는 민주화세력을 이끌며 우리 현대사와 고락을 함께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3김시대’를 이끌던 인사 중에는 김종필 전 국무총리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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