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세·담뱃세 인상, 野의원 전원 “반대”…與 ‘신중론’

[정기국회 현안 설문②] 野 "국세수입 증대 꼼수 안 돼"
당 증세 반대 기류 속 與 의원 1인 “실효세율 조정필요"
  • 등록 2014-10-16 오전 6:01:30

    수정 2014-10-16 오후 5:02:50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강신우 기자] 정부가 담뱃세와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증세 논쟁’은 연말 국회를 달굴 최우선 쟁점이다. 그동안 세월호특별법 타결 이후 급박히 실시된 국정감사로 여야간 직접 격돌이 잠시 멈춘 듯 하지만 국감 이후 새해 예산안과 맞물린 세법 개정안이 본격 테이블에 오르면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이데일리가 기획재정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고스란히 예고됐다.

담뱃세 野 전원반대.. 與도 세목신설 반대 기류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관련, 기존 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건강증진부담금·폐기물부담금 뿐 아니라 종가세(가격기준 세금) 개념의 개별소비세 인상안도 발표했다. 관련 상임위는 기획재정위(개별소비세법), 안전행정위(지방세법), 보건복지위(건강증진법) 등 3곳이다.

국회 기재위 소속(위원장 제외) 여야 의원을 대상으로 개별소비세에 담배 항목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별소비세법 개정(정부안)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14명(새누리당 7명, 새정치연합 6명, 정의당 1명) 중 야당의원은 전원(김관영, 김영록, 김현미, 박광온, 박범계, 오제세, 박원석 의원)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은 “세수확대를 위해 현행 부과 취지에 맞지도 않는 개별소비세가 담뱃세 인상 수단으로 동원됐다”고 했고, 같은당 김현미 의원은 “국민건강과 상관없이 국세수입 증대 꼼수”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재위 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을 비롯한 4명(박명재, 이만우, 정문헌 의원)은 정부안에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여당의원 중 박맹우 의원이 반대의견을 표명했고, 박덕흠 의원이 ‘중립’ 의견을 나타냈다. 여당내에서 담뱃값 인상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세목(稅目)을 신설하는 문제 또는 인상 폭에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
그래픽=이미나 기자
로 해석된다. 박덕흠 의원은 “담뱃세에 개별소비세를 포함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심도있게 상의를 해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기존 담뱃값에 포함된 지방교육세와 담배소비세를 올리는 방안은 지방세법 개정 사안이다. 관련 상임위인 안행위 소속(위원장 제외) 여야의원에게 질문한 결과, 응답자 15명(새누리당 7명, 새정치연합 7명, 통합진보당 1명) 중 야당의원 8명 전원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개별소비세 인상에 반대한 기재위 소속 야당의원과 의견을 같이한 셈이다. 여당의원 7명 가운데 5명이 찬성의견, 2명이 중립의견을 나타냈다. 주목되는 것은 여당의원의 중립의견 제시 이유가 ‘개별소비세를 지방세 개념인 소방안전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강기윤 의원)는 등 담배소비세 자체보다는 국세인 개별소비세 항목 신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이는 기재위 소속 여당의원 일부가 세목 신설을 우려하는 것과 유사해 향후 여당 내에서도 정부안에 대한 수정 목소리가 본격 대두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행위 여당간사인 조원진 의원도 “어느 선에서 인상할 시기가 있다”면서도 “개별소비세를 지방세로 돌릴 필요도 있다”고 했다.

주민세·자동차세도 난항 예고

주민세(2~3년에 걸쳐 2배 인상)와 자동차세(생계형 제외한 자동차세 2017년까지 100% 인상)에 대해서도 소관상임위인 안행위 소속 야당의원은 전원 반대 의견을 제시,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요구와는 반대로 의원들은 ‘서민증세’라는 입장이 확고하다는 점이 재확인된 셈이다.

여당 의원들은 주민세 인상안에 찬성 5명(중립 2명), 자동차세는 찬성 4명(중립 3명)이다. 조원진 의원은 “주민세와 자동차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하는 것이고 경기도 같은 경우는 시군 자치단체장 단 한 곳도 여·야할 것 없이 반대가 없다”며 “지방 재정 확충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세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강기윤, 서청원, 윤영석) 비중이 주민세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정부가 내놓은 세법개정안의 또다른 핵심 사안인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기업소득환류세제)에 대해선 기재위 소속 여당의원 3명이 ‘중립’, 야당의원 4명은 ‘찬성취지의 수정론’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여야 의견이 역전된 듯한 양상이다. ‘중립’으로 답한 여당 의원들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최근 당내에서 사내유보과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과 맥을 같이하고, 야당의원들은 ‘취지에는 찬성하나 정부안은 미약’(김현미·박원석 의원) 등의 의견을 낸 점을 감안할 때 ‘정부안+알파(α)’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회합의 통한 직접증세 불가피론”

‘증세없는 복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범사회적기구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 직접 증세에 나서는 방안’에 대한 질문은 던진 결과, 기재위 소속 야당의원 전원(7명)이 찬성의견을 나타냈다. 여당의원들은 반대가 3명이었지만, 찬성(1명)과 중립(3명)도 4명에 달해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여당내 기류가 주목된다. 직접증세에 찬성의견을 나타낸 의원에 한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어떤 세목부터 올려야하나’고 추가 질문한 결과, ‘법인세’를 최우선으로 택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세 부분을 원상복귀하고, 불가피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증세’(박범계 의원), ‘법인세 실효세율을 형평에 맞게 조정할 필요’(박덕흠 의원)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직접증세 특히 법인세에 대한 이러한 의견은 향후 세법 관련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서민 증세’ 공방과 함께 주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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