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뭐가 유리하나"…쑥대밭 된 부동산시장

흔들린 정책에 집주인·세입자 혼란..손익계산 분주
임대시장 활성화도 ‘찬물'.."시장 회복 전망 수정"
  • 등록 2014-03-10 오전 7:08:37

    수정 2014-03-10 오전 7:08:37

△오락가락 엇박자를 내는 정부의 전·월세 대책으로 되살아나던 주택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재건축된 아파트 단지가 많이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장종원 양희동 기자] 정부가 지난달 26일 주택 임대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일주일만에 이를 일부 완화하는 보완 대책을 내놓으며 갈팡질팡하는 사이 부동산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게 된 집주인들은 당황하며 손익계산에 나섰고 세입자들은 봄 이사철을 맞아 전·월세난이 더 심해지지 않을까 마음 졸여야 했다. 올해 들어 모처럼 돌기 시작한 주택시장의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지난 한 주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박준 잠실박사공인 대표는 “집을 사겠다는 매수 문의는 줄고 월세와 전세를 두고 어느 쪽이 세금이 적을지를 묻는 집주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이 주택 매매보다는 전·월세 유·불리를 따지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부가 보완 대책을 통해 2주택 보유자의 전세 임대소득도 월세와 같이 과세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월세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흔들리면서 시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된 것이다.

임대소득 노출과 과세에 부담을 가진 집주인들은 매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정부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부터 소득 노출을 우려한 집주인들의 매도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이번 방안이 살아나던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됐다”고 말했다.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2주택 보유자에 대해 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고 부과 시점을 2년 늦춘 보완 대책은 한번 요동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역부족이었다. 동작구 노량진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은 자신의 부담을 따져보기 전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에 먼저 동요했다”며 “정부가 세금 문제에 있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은퇴자들은 세금 외에도 건보료 등 각종 준조세 부담까지 떠안게 되면서 임대소득으로 노후를 보내려는 계획이 뒤틀려 버렸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임모(62)씨는 “주택 두 채 중 한 채를 월세를 줘 노후자금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갑자기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며 “건강보험료까지 오른다면 월세를 놓는 메리트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의 주택 임대차시장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다. 하지만 매입 임대주택이나 준공공 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 등이 ‘임대소득 과세’ 앞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연구소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집을 사라고 권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전세와 월세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니 집주인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거냐’며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주택시장의 회복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각종 규제 완화 정책의 효과가 임대소득 과세로 상쇄되고 있다”며 “올해 시장 전망을 ‘회복’에서 ‘관망’으로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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