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26일 ‘국회경제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 참석, 강연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으로 ‘금년중 물가안정기조를 확고히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외 위험요인 및 금융·경제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하겠다“며 “통화신용정책의 유효성 제고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금융시장 불안요인 발생시 적극 대응해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며 “아울러 중소기업 등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 정책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한 한은의 주요 정책 당면과제로 “물가안정에 유의하는 가운데 선진국의 재정감축, 일본 신정부의 확장적 정책운용 등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소비자물가가 금년중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 제도적 요인을 제거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은 2.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기별로는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다. 즉, 올 상반기에는 무상보육 확대 등으로 2%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봤지만 하반기에는 2.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재정건전화 과정에서의 유로지역 및 미국의 추가적 성장둔화 가능성,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부정적 영향(negative spillover effect) 파급 등으로 해외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지역의 경우 2011년 국가채무비율이 90%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재정협약 시행으로 재정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역시 민주당과 공화당간 합의로 재정절벽(Fiscal Cliff)은 모면했지만 재정건전화를 위한 긴축이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잠재적 비용과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다수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자들과 노동시장 여건이 일부 개선된다면 실업률 6.5%라는 약속된 일정요건 전이라도 자산매입규모를 점차 축소해야한다고 언급한 블러드(Bullard)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와 피셔(Fisher) 댈러스 연준 총재의 언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어 한은의 중장기 과제로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중견기업 육성’, ‘잠재성장률 제고’를 꼽았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질적 측면에서도 악화되고 있다”며 “가계부채 총량뿐 아니라 취약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고연령층의 취업기회 확대와 청년실업 완화 등을 통한 소득기반 확충, 주거·학자금 부당 등 지출요인을 줄일 수 있는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원 주체와 대상이 소액줌심으로 다기화돼 있는 현행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점검·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도 노동투입 측면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늘리는 한편, 정년연장·임금피크제 확대 등으로 중·장년층 경제활동참가율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구개발 및 인적자본 투자 확대를 통한 혁신 기술·상품 개발 등으로 생산성을 제고하고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