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51포인트, 0.05% 상승한 1만2890.46으로 마감했다. 이는 최근 3년 반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1.99포인트, 0.15% 높은 1351.95를, 나스닥지수도 11.37포인트, 0.39% 뛴 2927.23을 각각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리스 정부와 정치권이 전날 최종 합의 불발을 딛고 이날 오전 긴축이행 합의에 이르러 완성된 안으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 호재가 됐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에 따라 2차 구제금융 지원과 민간 채권단의 국채 손실탕감안을 함께 합의할 전망이다.
또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이며 4주 이동평균이 거의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힘을 실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줬고 영란은행은 500억파운드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던 아카마이가 10% 이상 급등했고,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비자가 3.76% 올랐다.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 기대감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도 0.88% 올랐다. P&G도 프링글스 브랜드를 매각할 수 있다는 소식에 0.63% 상승했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예상외의 분기 적자로 인해 3% 이상 하락했고 시스코도 2.1%나 하락했다. 펩시코 역시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익 전망치를 5%나 낮추면서 3.70% 하락했다.
전날 예상보다 큰 적자를 냈던 그루폰은 이날도 실적 우려감에 13% 이상 급락했다. 반면 애플은 3월 첫째주 `아이패드3` 발표설로 기대가 커지며 3.46%나 상승했다.
◇ 버핏 "금·채권보다 주식이 더 강할 것"
전문가들의 증시 예찬론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그 대열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이날 이달말 출간된 `포춘`지 기사에서 "주식이 상당 기간동안 수익성 높은 자산으로서, 금이나 채권과의 경쟁에서 승자임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주식은 이들 중에서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같은 버핏의 전망은 이달말 27일에 공개될 주주 연례서한에서 일부 발췌된 것으로, 이 서한은 포춘지의 캐롤 루미스 기자가 편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기사에서 버핏은 "채권은 이제 위험수준에 직면할 것"이라며 "금리는 인플레이션이나 세금을 채워줄 만큼 충분히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버크셔는 미국 국채를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현금을 재빨리 확보하기 위한 수준 정도로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 손실분담에 동참한다는 건 모두 근거없는 얘기들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작 관심이 집중됐던 ECB 보유 그리스 국채 처리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얘기만 들어보면 사실상 국채 손실분담에 부정적인 뉘앙스로 읽힌다.
그러나 이후 질의응답에서 드라기 총재는 ECB가 그리스 국채교환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방안을 실제 고민해왔고 참여가 확정될 경우 어떤 방식을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왔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방식으로는 EFSF에 매각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매각 가격은 당초 매입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CB는 현재 그리스 국채를 380억유로 어치 보유하고 있는데, 매입 당시 이 국채의 액면가격은 500억유로였던 만큼 120억유로나 싸게 산 셈이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손실을 보고 EFSF에 그리스 국채를 판다면 이는 EU 조약에 나와있는 ECB 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매입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일부 이익실현하는데 무게를 뒀다. 이어 "EFSF 역시 정부로 볼 수 있는 만큼 ECB가 EFSF에 직접 자금을 준다면 이는 EU 조약에서 금지하는 통화적 자금조달(Monetary Financing)에 해당되지만, ECB가 그리스 국채를 교환해 낸 수익을 국가들에게 배분한다면 이는 조약 위반이 아니다"며 수익금을 지분대로 ECB 회원국들에게 나눠줄 뜻을 내비쳤다. 물론 이 수익금은 각 정부가 그리스를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 그리스 정부-정치권, 긴축안 최종합의
그리스 정부와 연립정부내 3당 대표들이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최종 긴축이행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2차 구제금융 지원과 국채교환 프로그램 문제를 함께 합의할 전망이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그리스 총리실은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 지도자들과 긴축이행안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전날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3당 대표들과 4시간 가량의 회의에서 연금 삭감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실패한 뒤 이날 오전 일찍 다시 만나 이 문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당수도 "이날 아침 파파데모스 총리와 합의에 이르렀다"며 "이제 긴축이행안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 美 실업수당-도매판매 호조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더 줄었다. 최근 주춤거렸던 고용여건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미 노동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주 35만8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의 37만3000건에 비해 1만5000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37만건을 크게 하회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을 줄인 4주일 이동평균 건수도 36만6250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1만1000건 줄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8년 4월26일 이후 거의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도매재고가 전월대비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1월의 0%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0.4% 증가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반면 도매판매는 전월대비 1.3%나 증가해 시장에서 예상했던 0.5%를 앞섰다. 11월의 0.5%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3월 3.0% 이후 9개월만에 최고치였다.
◇ 영란은행, 양적완화규모 88조원 확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양적완화 규모를 500억파운드(88조원) 확대했다.
이날 영란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하고 2750억파운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500억파운드 확대해 3250억파운드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 자금은 대부분 국채를 매입하는데 사용된다.
반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0%로 유지했다. 이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 취임 이후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씩 인하한 이후 두 달 연속 동결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활동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약간의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 전망은 아직 높은 불확실성 하에 있고 경기 하방 리스크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몇개월간 더 2% 위에서 머물 것으로 보이며 이후 2% 아래로 내려갈 것이며 현재 인플레이션 전망은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