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성장률 전망 상향에 상승..다우 0.5%↑

연준, 올 GDP 증가율 3.4~3.9%로 높여
델 등 주요 기업들 실적개선도 호재
  • 등록 2011-02-17 오전 6:35:49

    수정 2011-02-17 오전 6:35:49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거래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의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가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61.53포인트(0.50%) 상승한 1만2288.1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21포인트(0.76%) 오른 2825.56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31포인트(0.63%) 뛴 1336.32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출발부터 좋았다. 1월 주택착공이 4개월 최고를 기록하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가 2년만에 가장 높이 오른 점이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기업들의 시적 개선 소식도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 델, 컴캐스트, 디어스, 애버크롬비앤드피치 등이 월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같은달 산업생산이 예상 밖으로 감소하고, 주택착공 허가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장 중에는 이란의 군함 2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시리아로 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불안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지수는 상승폭을 다소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주가는 상승폭을 다시 확대했다. 연준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높이고, 실업률 전망치를 낮춘 점이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 주요 지수 수년만에 최고 종가 이로써 다우 지수는 지난 2008년 6월13일 이후 최고 종가에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2007년 10월31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금융위기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9년 3월6일 장 중 저점인 666.79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 에너지주 상승..실적 개선 기업 급등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3개 종목이 올랐다. JP모간, 휴렛팩커드(HP), 보잉 등이 1~2%대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증에서는 에너지, 원자재주의 강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통신주는 하락했다.

이날 거래에서는 에너지주의 90% 가량이 상승했다. 덴버리리소시즈, 할리버튼이 4%대 치솟으며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원자재주도 일제히 올랐다. US스틸, AK스틸, 티타늄메탈즈 등이 2% 안팎 뛰었다.

실적 발표 기업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델은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 효과로 이날 11.86% 상승했다. 컴캐스트, 디어즈, 애버크롬비앤드피치 등도 2~7%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인수합병(M&A) 관련주 중에서는 사노피아반티스로 피인수되는 겐자임이 1.07% 올랐고, 패밀리달러는 트라이언캐피털이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21% 넘게 상승했다.

◇ 주택착공 4개월 최고..착공허가는 급감

미국의 주택착공 건수가 지난달 큰 폭으로 증가하며 4개월 최고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7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 상무부는 1월 주택착공이 전월대비 15% 증가한 연율 59만6000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소폭 증가한 53만9000채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향후 주택착공의 가늠자가 되는 착공허가는 10% 감소한 56만2000채로 집계돼 우려를 남겼다.

미 노동부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PPI는 7월째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 물가도 0.5% 상승해 2년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3개월째 증가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준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0.5% 증가를 예상했었지만,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유틸리티 생산이 감소하며 전체 산업생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 올 성장률 전망 3.4~3.9%로 상향

이날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2011년 미국의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0~3.6%에서 3.4~3.9%로 높였다.

실업률 전망은 낮췄다. 연준은 올 4분기 실업률이 8.8~9.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에는 8.9~9.1%를 예상했었다. 또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기존 7.7~8.2%에서 7.6%~8.1%로 소폭 낮췄다.

이처럼 경제 전망이 상향된 가운데 일부 위원들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두어명의 위원들은 경제지표가 충분히 강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국채 매입 프로그램의 속도나 규모를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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