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분기 부실채권 매각·상각도 눈덩이

대출 부실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큰 증가할듯
  • 등록 2009-03-19 오전 7:35:20

    수정 2009-03-19 오전 10:56:12

[이데일리 원정희기자]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 및 상각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게는 두배 많게는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건전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80%를 넘는 기업은행(024110)의 경우 지난 2월초 2484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행하려던 것이었으나 시장 상황이 나빠 보류했던 물량을 발행한 것이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이어 이달중으로 같은 방식으로 3000억~4000억원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1분기엔 매각은 없었고 상각만 795억원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급격히 늘어난 규모다.

우리금융(053000) 주력자회사인 우리은행도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분기 결산을 앞두고 3000억원 내외의 부실채권을 상각 및 매각처리 할 예정이다. 지난해 1분기에 상각 800억원, 매각 400억원으로 총 1200억원을 정리,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부실채권 309억원을 상각처리했던 신한지주(055550) 자회사 신한은행은 올해는 상각과 매각을 합쳐 약 2400억~250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무려 8배 이상 늘어났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자회사인 하나은행도 1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할 계획이다. 매각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엔 매각은 없었고 상각만 310억원어치를 했다.

KB금융(105560) 자회사인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매각 계획은 없고 상각은 일부 해야 하는데 아직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해 1분기엔 상각만 2100억원을 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당연히 많아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은행들이 1분기엔 상각과 매각을 많이 하지 않는데 올해는 1분기부터 대규모로 상각 및 매각처리를 할 수밖에 없고 규모도 두 배 이상은 족히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존에 해당 부실채권에 대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와 매각때 얼마에 파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상각 및 매각 규모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2,67%로 3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대출 연체율도 1.6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6%포인트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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